초대 중수청장 누구…국민 추천 속 커지는 '검찰 출신' 딜레마

양윤우 기자
2026.08.20 14:58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진행, 한 참석자가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정부가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이끌 초대 청장을 인선하는 작업을 본격화했지만 적임자를 찾기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 경험을 갖춘 검찰 출신은 검찰개혁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비검찰 출신은 전문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다. 국민 추천 방식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초대 중수청장은 임기 2년 동안 주요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는 동시에 조직의 인력과 업무 체계 등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한다.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사건 관할을 조정하는 일도 초대 중수청장의 몫이다.

유력한 후보군으로는 전직 검사장급 변호사가 거론된다. 특수·경제범죄처럼 복잡한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대규모 수사조직을 지휘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검찰 내부의 신망까지 갖춘 인물이라면 중수청 합류를 망설이는 검사들을 설득해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초대 청장은 중대범죄 수사를 지휘하는 동시에 중수청행을 주저하는 검사들을 끌어와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켜야 한다"며 "특수·경제 등 중대범죄 수사 경험과 조직 통솔력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출신을 초대 중수장으로 발탁하는 데는 부담이 따른다. 이번 제도 개편은 검찰에 집중됐던 수사와 기소 권한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검찰 출신 중수청장이 중수청의 첫 인사와 직제, 업무 관행을 정할 경우 기존 검찰의 지휘 체계와 수사 문화가 새 조직에 그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현직 검사가 중수청장이 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법조인은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도 개편 취지에 어긋난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초대 청장은 상징성이 크다. 중수청이 '간판만 바꾼 검찰'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정부가 수사 전문성보다 검찰개혁의 상징성과 정치적 신뢰를 우선한다면 비검찰 출신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비검찰 출신을 뽑기에도 여의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10년 차 미만 검사가 중수청으로 옮기려면 검사 신분을 내려놓고 수사관으로 임용돼야 하는 데다 초임 기준 사실상 3급이었던 급수도 4급으로 사실상 강등된다. 검사 신분을 포기하는 것 대한 거부감에 경찰 출신 중수청장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까지 겹치면 검사들이 중수청 지원을 더욱 주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사나 법학자 출신은 검찰과 거리를 둔 인선이라는 점에서 제도 개편의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수사를 해본 적이 없고 대규모 수사조직을 지휘한 경험도 없어서 출범 초기 조직을 안정시키고 주요 수사를 이끌긴 어려울 것으로 예견하는 이들이 많다.

일부에선 국민 추천을 받아 중수청장 후보자를 추리겠다는 정부 계획에도 적정성과 실효성 논란을 제기한다. 검찰 안팎에선 "중대범죄 수사 컨트롤 타워의 수장을 인기 투표로 뽑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추천 기간이 8일에 불과한 데다 방문이나 등기우편으로만 접수하고 전자우편과 팩스는 받지 않아 폭넓은 참여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천받은 사람이 곧바로 공식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추천위원회가 대상자를 심사해 적격 판정을 받은 3명 이상을 중수청장 후보자로 행안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행안부 장관은 이 가운데 1명을 중수청장으로 제청한다. 제청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중수청장으로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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