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이주노동의 그림자③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 인터뷰

# 태국 국적 여성 A씨(26)는 식품공장에서 다짐육을 만들다 믹서기에 손이 끼어 한쪽 손목을 절단했다. 방글라데시 국적 로이 아지트씨(41)는 농기계 제조공장에서 하루 10시간씩 금속 부품을 연마하다 폐 기능의 40%를 잃었다. 또 다른 20대 방글라데시 국적 B씨는 플라스틱 가공업체에서 프레스 작업을 하다 손등뼈가 골절됐다.
경기 포천에서 만난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김달성 목사(71)가 약 8년 동안 상담하며 접한 이주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사례다. 김 목사는 "산업재해와 임금 체불, 열악한 숙소, 직장 내 폭언·폭행 등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는 셀 수 없이 많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2018년 포천이주노동자센터를 설립한 뒤 포천 일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주거 실태를 알리는 등 인권 보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약 2000건의 상담을 진행하며 고용노동부 진정이나 산업재해 신청 등을 돕는다.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10여명이 함께 식사하고 노동 현장을 방문하는 교류 프로그램도 매달 운영한다.
김 목사는 "한국말과 법을 잘 모르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서로 이름을 부르고 존댓말을 쓰면서 인격적인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정부가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이주노동자 유입을 확대하면서도 이들의 노동환경 개선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K-문화를 자랑하는 동안 우리 사회의 밑바닥을 떠받치는 이주노동자들은 해마다 3000명 넘게 목숨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주거 환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고용허가제를 지목했다. 2004년 도입된 고용허가제에 따라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국내에서 최대 4년10개월 동안 일할 수 있다. 최초 취업기간은 3년인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1년10개월을 연장할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사업장 변경이 제한된 데다 고용 연장 권한도 고용주의 결정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열악한 환경이나 부당한 처우를 겪더라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목사는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호소하더라도 성폭력이나 불법 숙소 문제 등 심각한 사유를 직접 입증하지 못하면 사업장 변경이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이를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업장 변경 제한을 둘러싼 문제 제기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 변화는 더디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고용허가제에 따른 사업장 변경 제한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목사는 "현대판 노예제나 다름없는 고용허가제를 개선해 고용주와 노동자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사업장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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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이주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단순한 인권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내국인이 기피하는 농·축산업과 제조업 등에서 이주노동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사업장에서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산재 사망률은 내국인보다 3배는 높다"며 "이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사람이 온다'는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