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대행 퇴임…"경찰 수사는 권한 아닌 책임"

오문영 기자
2026.09.02 11:00

38년 경찰생활 마무리…새 형사사법체계 앞두고 책임 강조
"잘못엔 책임 따라야…지휘·감독 체계와 내부 시스템도 점검해야"
현장 경찰 애환에 "국민이 알아줬으면"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일 퇴임하면서 38년간의 경찰 생활을 마쳤다. 그는 새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경찰 수사가 권한이 아닌 책임이자 의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잇따른 내부 비위에 대해선 개인의 잘못을 묻는 데 그치지 말고 내부 시스템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유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우리는 또 한 번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며 "불과 한 달 뒤면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직무대행은 "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분명한 원칙과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며 "국민의 호소에 빠짐없이 응답하고 맡은 사건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매듭지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당사자에게는 일생이 걸린 문제"라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키고 인권과 정의를 모든 판단의 준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잇따른 내부 비위 부실 수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조직 차원의 반성을 주문했다. 유 직무대행은 "변화의 출발은 결국 우리의 마음가짐"이라며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버리고 일하는 방식도 주저 없이 바꿔야 한다. 이번 위기를 더 큰 도약의 계기로 삼아 국민의 일상을 더욱 안전하게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잘못에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이 따라야 하지만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근본을 바로잡을 수 없다"며 "지휘·감독 체계가 빈틈없이 작동했는지, 내부 시스템은 제 기능을 다 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경찰관들이 겪는 어려움도 언급했다. 유 직무대행은 자살 시도와 정신응급, 주취·약물 문제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국민을 인계할 공공구호기관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14만 경찰이 감당하는 업무에 맞게 인력과 시설·장비를 확충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치안 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그 바탕에는 현장에서 흘린 땀방울, 국가적 관심과 지원, 거듭된 개혁 노력이 있었다"며 "치안 현장에서 경찰이 겪는 고충도 따뜻한 시선으로 헤아려 주시길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 직무대행은 이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모든 어려운 현장과 죽음의 현장에 경찰이 가야 한다"며 "대다수 경찰관은 어려운 현장에서 묵묵히 대응하고 있는데 현장의 애환도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1966년 충남 부여 출신인 유 직무대행은 부여고와 경찰대 5기를 졸업했다. 1989년 서울청 602전경대 소대장으로 경찰에 입문해 국가수사본부 과학수사관리관,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장, 충남청장, 대구청장,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6월 경찰청 차장에 취임하고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해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을 신임 경찰청 차장으로 임명했다. 경찰청장 자리가 공석인 만큼 김 신임 차장이 유 대행의 뒤를 이어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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