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대학인데" 원서 못 냈다면...수시 접수 '먹통', 손해배상 될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9.14 16:30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202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직전 접수 시스템이 멈춘 것을 두고 원서접수 대행업체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감 연장으로 정상적으로 원서를 냈다면 접수 기회를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마감 연장에도 원하는 곳에 지원하지 못했거나 추가 비용·절차상 부담이 발생했다면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육부는 서버 장애가 발생한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 유웨이어플라이에서 실제 지원서를 작성 중이었던 수험생만 구제 대상으로 인정한다고 14일 밝혔다.

당시 시스템 장애로 오후 6시 마감 예정이었던 대학의 원서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전형료를 결제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발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접수 기회를 잃은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해 해당 대학들의 접수 마감 시간을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했다.

마감 연장으로 수험생이 연장된 시간 안에 원래 지원하려던 대학과 모집단위를 선택하고 원서 작성·제출과 전형료 결제까지 마쳤다면 손해배상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원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해당 대학에 반드시 합격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스템 장애로 원서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합격했을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손해로 인정받기도 어려워 보인다.

반면 연장 이후에도 원래 지원하려던 대학에 지원하지 못했다면 접수 기회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 시스템 장애 때문에 지원전략을 바꾸거나 다른 모집단위를 선택해야 했더라도 마찬가지다.

수험생의 합격 가능성과 무관하게 대학 선택이나 지원 기회가 제한된 것 자체를 정신적 손해로 보게 된다. 접수기회가 최종적으로 회복됐더라도 장애 당시 수험생이 상당한 불안과 혼란을 겪었고 재접수나 구제절차로 인해 추가 부담을 졌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위자료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다퉈볼 여지가 있다.

시험 답안지가 운영자의 과실로 파쇄돼 재시험 기회가 제공된 사건에서 법원은 재시험 기회가 주어졌더라도 갑작스러운 재시험 준비, 합격 여부의 불안정, 취업·이직 일정 차질 등으로 정신적 손해가 남았다며 위자료를 인정했다. 재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사람은 위자료를 감액해 받았다. 이를 이번 사건에 적용하면 마감 시간 연장이라는 구제조치에도 수험생에게 갑작스러운 추가 준비 부담과 불안정한 지위가 발생했다면 위자료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원서접수 대행업체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시스템 장애에 업체 측의 과실이 있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업체가 원서 작성과 제출, 전형료 결제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제공했다면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약상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업체의 과실이 있었는지는 장애 당시 접속자와 원서 제출·결제 요청량이 어느 정도였는지, 사전에 서버 증설이나 부하분산 조치를 했는지, 과거 유사한 장애가 있었는지, 장애 발생 후 적절하게 복구하고 수험생에게 대체 방법을 제공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수험생 쪽에서도 장애 시간대에 특정 대학·모집단위의 원서를 작성하거나 저장했는지, 제출 버튼을 눌렀는지, 전형료 결제를 시도했는지 등의 상황에 따라 손해배상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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