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씩 번호 기다려", "연차 써야"…은행 영업시간 단축에 불만 속출

박효주 기자
2026.09.29 11:08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문 여는 시간이 오전 9시에서 9시30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점포 감소와 긴 대기시간으로 불편을 겪어온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영업시간까지 줄이는 데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ATM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문 여는 시간이 오전 9시에서 9시30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점포 감소와 긴 대기시간으로 불편을 겪어온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영업시간까지 줄이는 데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노사는 최근 임금 3% 인상과 영업시간 30분 단축을 골자로 하는 교섭안에 잠정 합의했다.

잠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은 현재보다 30분 늦은 오전 9시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4시에 영업을 마친다. 폐점 시간은 그대로 두고 개점 시간만 늦추는 만큼 고객이 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30분 줄어든다.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가뜩이나 은행 점포가 줄어 대기시간이 길어진 상황에서 영업시간까지 단축하는 것은 고객 불편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점포 감소에 따른 불편을 지적한 누리꾼은 "점포 수 감소로 지점당 방문객은 엄청 늘어났다"며 "지금도 은행 업무를 보려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데 창구 영업시간까지 줄이면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했다.

실제 은행을 이용하며 겪은 불편을 토로하는 글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요즘 은행 점포가 줄어서 대기가 엄청 길다"며 "개명 건으로 갔을 때 50분을 기다렸는데 여기서 시간까지 줄이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평일 낮 은행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들의 불만도 컸다. "은행은 연차를 내야 갈 수 있는 귀한 곳"이라는 반응부터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점심을 거르거나 반차·연차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더 줄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업시간을 줄이는 대신 창구 인력을 늘리거나 교대 근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은행이 이미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데 대체 누구보고 가라는 것이냐"며 "사람을 늘려서 2교대를 돌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댓글에는 2000개가 넘는 공감이 달렸다.

반면 은행 업무 대부분을 모바일 앱 등 비대면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어 영업시간 30분 단축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요즘 은행 점포가 필요한가 싶다. 대부분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은행 창구에 갈 일이 1년에 한두 번 정도"라는 반응이 나왔다.

은행권은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1년 7월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단축했다가 2023년 1월 오전 9시~오후 4시로 정상화했다. 이번 잠정안이 확정되면 약 4년 만에 다시 창구 영업시간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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