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강'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대결에서 3승 1패로 우위를 확정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바둑 세계랭킹에서 이세돌을 제쳤다. 비공식 랭킹이지만, 인공지능 바둑기사가 랭킹에 오른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을 5-0으로 완파했던 알파고는 지난 9일부터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치고 있다. '최강의 인공지능'이 '인류 최강' 기사와 격돌한 것이다.
결과는 예상과 조금 달랐다. 대국 전만 하더라도, 이세돌 9단의 우위를 점치는 의견이 많았고, 이세돌 9단 역시 "5-0 혹은 4-1 승리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첫 대국부터 패했다. 그것도 불계패였다. 이세돌 9단 스스로 1국이 끝난 후 "정말 놀랐다"라고 말할 정도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세돌 9단은 2국에서도 211수 불계패를 당했고, 3국 역시 176수 불계패했다. 세 번의 대국 모두 불계패를 당한 것이다. '인류 최강'의 호칭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고, 인공지능의 계산력이 극한에 달하면 인간의 감도 누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내리 세 판을 지며 최종 패배는 확정된 상태지만, 이세돌 9단은 4국에서 불계승을 따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대국 중후반 알파고의 다소 변칙적인 수가 나왔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았고, 막판까지 차분하게 대국을 진행했다. 결국 알파고는 화면에 '경기를 포기한다'는 팝업창을 띄우며 패배를 선언했다.
이후 13일 '고 레이팅(Go ratings)'이라는 바둑 랭킹 사이트에 알파고의 이름이 올라갔다. '고 레이팅'은 패배가 없는 선수를 랭킹에 올리지 않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알파고가 랭킹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13일 이세돌 9단에 알파고가 패하면서 패가 생겼고, 랭킹에 포함됐다.
알파고의 랭킹은 4위다. 판후이 2단에 5-0 승리, 이세돌 9단에 3-1 우세를 거치며 8승 1패를 기록중이며, 3533포인트를 기록해 4위에 랭크됐다.
1위는 중국의 커제 9단(3621점)이며 2위는 한국의 박정환 9단(3569점)이다. 3위는 일본 바둑의 1인자 이야마 유타 9단(3546점)이 이름을 올렸다. 5위는 이세돌 9단(3521점)이다.
한편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15일 마지막 다섯 번째 대국을 치른다. 어쨌든 이세돌 9단의 패배는 결정된 상태지만, 막판 2연승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