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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세계 우주산업의 화두는 단연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는 현재 장외시장에서 약 1조31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다가오는 6월 기업공개(IPO)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조5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연간 170회의 로켓 발사 신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상업용 우주 발사체 시장 점유율의 약 80%를 잠식하는 압도적인 독점 체제를 굳혔다.
또, 전세계 92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통해 일반 스마트폰으로 직접 통신을 지원하는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완전 재사용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활용해 차세대 V3 위성망을 구축하고 인공지능기업 xAI와의 합병을 단행하는 등 인류의 우주개척과 AI 인프라 혁신을 동시에 주도하고 있다.
지금 월스트리트의 관심은 차세대 스페이스X로 몰린다. 전 세계 위성 통신망 운영사들과 각국 정부가 스페이스X에 발사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공급망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대안 발사체를 간절히 찾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는 기업은 로켓랩. 대학도 나오지 않은 고졸 엔지니어인 피터 벡이 설립한 곳이다. 벌써 기업가치가 20조 달러로 올랐고 글로벌 위성발사 시장에서는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월가의 스마트 머니가 로켓랩(RKLB)에 쏠리며 주가를 단기간에 3배 이상 폭등시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스페이스X의 메가 IPO가 다가올수록 그 독점력이 부각되겠지만, 역설적으로 상장 주식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밸류에이션 팽창이 후발주자인 로켓랩의 가치를 함께 끌어올리는 동반 재평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위성 발사 1위는 스페이스X로 시장점유율은 80~82%로 추정된다. 2025년 로켓 165회 발사, 전 세계 발사 중량(Upmass)의 85% 이상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전체 우주 발사의 약 86%를 홀로 책임다. 특히 1단 로켓 재사용 기술을 바탕으로 kg당 발사단가를 1500~2700달러까지 낮췄다. 경쟁사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가격과 발사주기로 사실상 독점업체가 됐다.
2위 업체는 로켓랩이다. 미국 내 발사 점유율은 약 9%이며 2025년 총 21회의 발사(일렉트론 로켓)를 성공시켰다. 스페이스X가 대형위성 중심이라면 로켓랩은 소형위성 탑재체 시장의 최고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형 재사용 발사체 '뉴트론(Neutron)'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게 성공하면 kg당 발사단가가 스페이스X처럼 낮아진다. 이 로켓의 성공 여부가 향후 주가의 핵심 모멘텀이다.
이 밖에 시장점유율 한자릿수 미만인 업체들은 ULA(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와 블루오리진, 아리안스페이스, CASC 등이 있다. ULA은 미국 국방부와 NASA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다. 발사는 한자릿수다. 단가가 매우 높은 군사 보안 위성(NSS)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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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으로 2025년 차세대 대형 재사용 로켓인 '뉴 글렌(New Glenn)'을 발사하며 상업 궤도 비행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으나 역시 성과가 부족하다. 유럽 연합의 자존심 아리안스페이스도 마찬가지다. 재사용 로켓 기술이 부족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밀린다는 평가다. 중국의 경우 국가 주도로 2025년 약 92회를 발사하며 국가별 순위로는 2위에 올랐으나 서구권의 상업용 텔레콤-민간위성 공급망과는 철저히 분리되어 있는 외톨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는 갖은 기행으로 유명하지만 로켓랩의 설립자인 피터 벡(Peter Beck) 역시 무척 특이한 이력을 지닌 에픽급 창업자 중 하나로 꼽힌다.
피터 벡은 1977년 뉴질랜드 인버카길(Invercargill)에서 태어났다. 인버카길은 뉴질랜드 사우스랜드 최남단에 있는 5만명 인구의 소도시다. 뉴질랜드에서 남극과 가장 가까운 관문 도시다. 에코랜드라는 말도 하지만, 사실은 거친 남극풍이 몰아치는 극한의 환경으로 지리적으로 철저히 고립된 깡촌이다.
벡은 어린 시절 기계와 금속 작업에 빠져 있었는데 박물관장인 아버지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부친이 박물관에서 다양한 기계와 보석을 다루는 모습을 보며 호기심이 왕성한 성격으로 자랐다. 벡의 아버지는 손재주가 뛰어나 뉴질랜드 최남단 천문대의 거대한 망원경을 직접 깎아 만들 정도였다.
공해가 전혀 없는 인버카길의 캄캄하고 맑은 밤하늘 아래서 벡은 6살부터 아버지가 만든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천문학회 사람들의 심도 있는 토론을 들으며 자랐다. 세상과 단절된 고향의 척박한 환경이 역설적으로 그의 꿈을 키운 자양분이었다. 이 때부터 그의 관심은 우주로 향했는데 특히 로켓 발사에 관심이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