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세영과 배드민턴협회...올림픽이 남긴 숙제

문종탁 대한변호사협회 이사(변호사)
2024.08.13 05:00

세계인의 축제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안세영 선수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에 불만을 토로했다.

보도를 보면 안 선수의 무릎 부상에 대한 협회의 대처가 아쉽다. 안 선수는 지난해 9월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당시 협회가 소개한 병원은 안 선수에게 몇 주간 재활이면 된다고 했으나 오진이었다. 협회는 안 선수의 부상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비공개하고 안 선수는 무릎에 테이핑만 한 채 계속 대회에 나가야 했다. 안 선수는 지난해에만 국제대회 14회, 국내대회까지 20회나 참전해야 했고, 자신의 종목인 단식이 아닌 복식도 나가야 했다. 제대로 재활할 수 없었다. 올림픽 경기 중 안 선수가 찡그렸던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협회가 선수의 부상 관리보다 출전 횟수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협회는 안 선수가 의지하던 트레이너와는 계약을 해지하고, 선수가 원한 적도 없는 인도네시아 코치를 파리에 파견했다. 협회는 해당 트레이너에게 올림픽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트레이너가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계약 기간에 대한 의견 차이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협회의 규정도 논란이다. 안 선수는 2002년생으로 올해 22세다. 다른 나라의 세계 순위권 선수들은 자동 출전권으로 국가대표 선발과 관계없이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협회는 여자선수는 27세까지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했다. 만약 안 선수가 대표팀에서 나온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세계 1위라도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도 없다. 과거 협회는 남자선수들의 나이 제한을 31세로 바꿔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막았으나 일부 선수들은 법원에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해서 승소한 사례도 있었다. 안 선수도 가처분 신청을 한다면, 협회는 불합리한 출전 제한규정 때문에 선수와 법정 다툼까지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안 선수가 처음이 아니다. 협회의 실수로 배드민턴 간판스타였던 이용대 선수는 2014년 선수자격 정지 1년 제재를 받고 2014년 인천아시아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선수가 도핑한 것이 아니라 협회가 이 선수의 위치를 3차례나 잘못 보고해 도핑검사 불응으로 처리된 것이다. 협회는 이 실수로 4만 달러의 범칙금까지 물었다.

2021년에는 리우올림픽 여자 복식 동메달리스트 정경은 선수가 협회의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의 불공정 특혜 의혹을 국민청원했다. 심사위원 평가와 상관없이 승패로 메달이 결정되는 배드민턴임에도 협회는 심사위원 평가 50%를 추가해 승률이 높은 정 선수를 떨어뜨리고, 패가 많은 선수를 대표로 선발해 불공정 선발을 자초했다.

협회의 임원들은 비즈니스석을 타고,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을 탄다는 비아냥도 있다. 현대자동차가 후원해 올림픽 10연패를 한 대한양궁협회까진 기대하지 않는다. 국민 혈세로 지원금을 받는 각 종목 체육협회들이 대한민국을 빛낼 선수들에게 적어도 방해는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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