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대표팀 감독 '따로' 뽑는다, 문제는 '아시아 단 2장' 역대급 난도

김명석 기자
2026.02.16 07:03
대한축구협회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민성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휘하고, 올림픽 대표팀은 별도 감독을 선임할 계획입니다. LA 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본선 진출권이 2장으로 줄어들어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영민(오른쪽) 위원장 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한다. 이민성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올해 9월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까지만 지휘하고, 2년 뒤 있을 LA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는 사령탑은 따로 선임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협회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현영민)는 지난 10일 두 번째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리뷰 회의 등을 거쳐 "올림픽을 위한 준비 체계를 조기에 별도로 가동하기 위해,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별개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 선임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민성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U-23)을 지휘하고, 올해 기준으로 21세 이하(U-21) 선수들로 꾸려지는 올림픽 대표팀(U-21)을 이끄는 감독을 따로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U-23 대표팀 감독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모두 지휘했다. 다만 두 대회 간격이 2년인 데다,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선수들 대부분이 2년 뒤 올림픽에는 나이 제한 때문에 대부분 나설 수 없어 짧은 기간 올림픽팀을 새로 꾸려야 했다. 더구나 LA 올림픽은 예선 일정이 이전 대회들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아예 U-21 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해 조금이라도 빨리 올림픽 대비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과연 대한축구협회의 바람대로 LA 올림픽을 위한 새 사령탑 선임이 얼마나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다. 특히 이번 LA 올림픽 아시아 예선이 역대급 난도로 펼쳐지는 게 확정된 상황에서, 그야말로 '독이 든 성배'를 들 감독이 쉽게 나올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실제 LA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팀 수는 종전 16개 팀에서 개최국 미국 포함 12개 팀으로 줄었다.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 진출권도 이제는 단 2장뿐이다. LA 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이민성호가 베트남에 져 4위에 머무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의 2028년 대회로 치러진다. 결승에 오르는 단 2팀만이 LA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설 수 있다.

이민성 U-23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한국축구가 역대 7차례 AFC U-23 아시안컵에서 대회 결승에 오른 건 단 2차례(2016·2020)뿐이다. 최근 3개 대회에선 2022년 8강, 2024년 8강, 2026년 4강 순으로 조기 탈락했다. 대회 최초 2연패를 달성한 일본의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지난달 막을 내린 대회에선 중국·베트남까지 돌풍을 일으켰다. 우즈베키스탄도 이 연령대 강팀으로 꼽히는 팀이다. 한국 U-23 축구 경쟁력을 돌아보면 2년 뒤 올림픽 예선 통과를 확신할 수 없다.

새롭게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감독은 결국 이 역대급 난도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갖춰야 하고, 동시에 감독 스스로도 과감하게 도전할 의지까지 있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림픽 본선에 오르면 그야말로 대단한 성과가 될 수 있지만, 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해 지난 파리 올림픽에 이어 '한국축구 없는 올림픽'이 현실이 반복되면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이 비판까지 고스란히 감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령탑 선임이 가능할지가 불투명하다.

만약 아시안게임이 보장되는 U-21 대표팀 사령탑 체제로 '변화'를 택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은 병역특례가 걸린 만큼 한국의 동기부여가 남다르다. 개최국인 일본조차 와일드카드 없는 U-21 대표팀으로 나설 만큼 다른 대표팀의 관심도는 크게 떨어지는 대회다. 당장 오는 9월 아시안게임부터 새 사령탑의 U-21 대표팀 체제로 전환하고, 와일드카드를 최대한 활용했다면 아시안게임 4연패 도전은 충분히 해볼 만했다. 일본 등 올림픽 대표팀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다른 팀들처럼 연속성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을 유임시키면서 아시안게임을 통한 명예회복의 기회를 준 반면,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될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는 커다란 부담만 안긴 셈이 됐다. 지난달 AFC U-23 아시안컵에서 극도의 부진에 그쳤던 이민성 감독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만약 대회 정상에 오르면, 이민성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령탑으로 임기를 마치게 되는 셈이다.

반면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될 새로운 감독은 아시안게임과는 별개로 단 2장밖에 없는 본선 진출권 경쟁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애초에 부담이 큰 과제를 안고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당장 9월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중복되는 U-21 대표팀 선수들의 소집 우선순위도 밀리는 등 각종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모두 감수할 수 있는 사령탑을 찾는 게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LA 올림픽에 더 빠르게 대비하겠다는 게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상이지만, 오히려 이 선택으로 한국축구의 상황이 더 꼬여버릴 수도 있다.

지난달 베트남과의 AFC U-23 아시안컵 3위 결정전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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