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였다. 지난해 센트럴리그 우승팀을 상대로도 이정후는 한 단계 높은 클래스를 보여줬다.
이정후는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 사이키 히로토를 상대로 1회부터 안타를 터뜨린 이정후는 3회에도 다시 한 번 안타를 날렸다. 1회엔 중견수 방면, 3회엔 좌익수 방면으로 다양한 곳으로 안타를 날릴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이정후의 활약 속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후 적장도 이정후를 주목했다. 후지카와 규지 감독은 "한신과 한국 대표팀 모두 공 하나하나에 끈질긴 집념을 보여줬다"며 경기 전부터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았던 이정후에 대해선 "컨택트 순간 타구음이 역시 강력했다. 우리 팀 선수들이 본받을 점이 많은 타자"라고 말했다.
이날 오릭스 버팔로스와 평가전을 앞둔 이바타 히로카즈(50)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는 "이바타 감독은 '한국의 이치로' 이정후를 꼽았다"며 "그의 아버지(이종범)와 함께 야구를 했었고 나고야에서 이정후가 막 태어났을 때의 모습도 봤다. 그런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걸 보니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단 한 번의 스윙으로 확실하게 안타를 만들어내는 걸 보고 수준이 정말 높아졌다고 생각했다. 매우 훌륭한 타자"라고 칭찬했다.
다만 이정후 하나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었다. 그는 이날 3점을 뽑아낸 한국의 타선 전체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한국의 모든 타자가 타이밍만 맞으면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른다. 역시 달콤한 공(실투)는 무섭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신 포수 후시미 토라이는 "매우 공격적인 팀이다. 사이키의 강력한 직구를 1회부터 정확히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다. 한국은 2009년 준우승 이후 3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그치고 있는데 이정후는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2006년 맹활약하며 일본을 제압했던 아버지의 활약을 이젠 자신이 잇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벌써부터 이정후가 경쟁팀들로부터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