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1번 해줘야 돼"→'홈런 없이' OPS 1위+타점 2위... 사령탑의 삼고초려 '괴물 박성한'을 만들었다

안호근 기자
2026.04.14 00:31
SSG 랜더스의 박성한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타율 0.500, OPS 1.336을 기록하며 리그 최상위권 타자로 활약했다. 그는 홈런 없이도 타점 2위, 장타율 3위, OPS 1위에 오르는 등 뛰어난 득점권 타율을 보였다. 이숭용 감독의 설득과 박성한 본인의 장타 욕심을 버린 타격 방식이 시너지를 내며 1번 타자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맹타를 휘둘렀다.
SSG 랜더스 박성한이 지난달 29일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2회말 2타점 2루타로 출루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홈런 하나 없는데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성한(28·SSG 랜더스)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

박성한은 13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0.500(48타수 24안타) 2도루 13볼넷 3삼진을 기록하며 13타점 12득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0.607, 장타율은 0.729, OPS(출루율+장타율)는 1.336으로 리그 최상위권 타자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타율은 물론이고 최다안타, 출루율까지 타격 시상 세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진은 단 3개에 불과하지만 볼넷도 13개로 1위다.

더 놀라운 건 리그에서 가장 높은 득점권 타율(0.643)로 SSG의 1번 타자임에도 홈런 하나 없이 타점 2위, 장타율 3위, OPS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커리어 첫 3할 타율(0.302)를 기록했고 2024년에도 0.301을 기록했으나 2023년엔 0.266, 지난해에도 0.274로 아직까진 기복이 있는 선수였다.

SSG 랜더스 1번 타자로 활약 중인 박성한.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올 시즌 완전히 달라진 모양새다. 엄밀히 따지면 지난해 후반기부터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후반기부터 1번 타자를 맡았고 타율 0.299로 날아오른 박성한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일찌감치 리드오프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통산 도루가 49개에 불과할 정도로 발이 빠른 유형은 아님에도 이숭용 감독은 박성한의 남다른 출루율에 주목했다.

이숭용 감독은 "유독 집중력이 좋다. 성한이는 우리 팀에서 가장 공을 잘 보고 가장 자기가 칠 수 있는 공이 뭔지를 잘 아는 친구인 것 같다"며 "자기 존이라는 게 다 있는데 그 존을 지키기가 굉장히 어렵다. 타석에서 어떤 공을 쳐야 되고 그 상황에서 어떤 공이 올지를 예측하는 부분에서 성환이가 앞서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도중부터 박성한을 1번 타자로 고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성한의 통산 출루율은 0.372로 수준급이고 침착히 승부를 벌인다는 점을 높이 샀다.

이 감독은 "주자가 있을 때는 볼카운트 싸움을 잘하면서도 들어오는 공을 칠 수 있다. 때로는 이제 1번 타자이기 때문에 공도 많이 보게 해주고 골라나가기도 하다보니 2,3번 타자들은 더 공격적으로 칠 수가 있다. 그래서 참 좋은 1번 타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SG 박성한. /사진=SSG 랜더스 제공

장타 욕심을 나타내지 않는 게 올 시즌 맹타의 비결이기도 하다. 박성한은 "진짜 뭘 바꾼 게 없다"면서도 "절대 멀리치려고 하지 않는다. 중심에 잘 맞혀서 안타를 만들어내자는 생각으로 큰 스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좋은 코스로 향하는 2루타가 양산되고 있고 더불어 장타율까지도 확보되고 있다. 컨택트에만 신경 쓰다보니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정확한 타격이 되고 득점권에서도 더 효과적으로 공략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1번으로 기용될 때 부담감을 나타냈던 박성한이다. '수비의 꽃'이라 불릴 만큼 난이도와 체력적 부담이 큰 유격수를 맡으며 경기의 첫 번째 타자로 나서고 출루할 경우 많은 움직임도 가져가야 하는 위치이기에 당연스러운 부분이다. 발이 빠르지 않기에 자신이 1번 타자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그렇기에 처음 1번 타자로 나서던 때엔 긴장감이 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앞으로 체력 부분만 잘 관리를 해주면 제가 봤을 때는 거의 정상급 1번 타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무엇보다 부담을 느꼈던 1번 자리에 적응을 한 게 올 시즌 맹타의 비결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이 감독은 "작년 시즌을 거치며 '네가 1번 타자를 해야 된다'고 계속 설득을 시켰다. 마음의 준비도 하게 하고 그렇게 후반기부터는 1번 타자로 적극적으로 내세웠다"며 "그런 나름의 빌드업 과정이 있었다. 설득도 시키고 본인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게끔 했다. 처음에는 반감도 샀지만 본인도 해보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1번 타자에서 책임감을 갖는 것 같다. 처음에는 준비를 빨리해야하고 힘들었을 텐데 지금은 익숙해지고 1번 타자로서의 호흡이나 리듬 같은 것도 완전하게 적응이 된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SSG 박성한.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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