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나승엽(24)이 홈런을 치고도 고개를 숙였다.
나승엽은 지난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솔직히 팬분들께서 응원가를 안 불러주실 줄 알았는데, 해주시니 울컥했다"며 "아직도 계속 죄송스럽다. 이제 그냥 매 게임 이기기만 하겠다"고 말했다.
나승엽은 지난 2월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고승민(26) 등과 함께 불법 도박장을 방문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복귀 첫날인 5일 KT전에서 7회 대타로 나와 2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린 그는 이날은 선발 4번타자 1루수로 경기에 나섰다.
2회초 2루수 플라이, 3회초 1사 1, 3루에서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난 나승엽은 팀이 2-1로 앞선 6회초 1사 1루 볼카운트 1-0에서 보쉴리의 2구째 시속 117㎞ 몸쪽 낮은 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아치. 징계에서 돌아온 후 2경기 만의 홈런이자 지난해 9월 13일 SSG 랜더스전 이후 235일 만의 대포였다.
나승엽은 "솔직히 홈런이 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며 "전 타석(3회초)에서 제가 해결을 해줬어야 하는데 병살타를 쳤다. 타이밍이 늦었다고 판단해 (6회초에는) 좀더 빨리 치려고 했는데 마침 커브가 들어왔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7회초 무사 2루에서는 야구장 연기 유입으로 경기가 23분간 중단된 후 속개되자마자 주권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8-1 승리에 앞장섰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두 명(나승엽 고승민)은 아무래도 팀의 중심 타선 역할을 해줘야 하고, 쭉 그렇게 해왔다"고 나승엽을 4번, 고승민을 2번 타순에 배치했다. 고승민도 이날 역전 결승타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롯데는 이날 1~6번 장두성 고승민 레이예스 나승엽 전준우 윤동희와 8번 전민재 등 무려 7명의 타자가 2안타씩을 때리는 등 장단 16안타를 폭발했다. 김 감독은 승리 후 "전체적으로 타선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나승엽은 "4번 타자는 야구장 도착해서 알았다"며 "예상 못했는데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므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징계로 뛰지 못한 30경기 동안 롯데 경기를 보며 심정이 어땠는가'라는 질문에 "뭔가 좀 묘했던 것 같다. 팀이 상승세를 못 탔었는데 계속 그냥 이기길 바라는 마음, 그것밖에 없었던 것 같다"며 "오늘도 그랬고, 내일은 또 복귀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