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프로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것 같다."
현장을 깜짝 방문한 오승환(44)은 농아인 야구 선수들게 존경의 메시지를 보냈다. 선동열(63) 전 국가대표 야구 대표팀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선동열(61) 전 감독이 대회장을 맡은 제17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가 31일 경기도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31일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는 '제17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 본선에선 대구호크아이가 승부치기 끝에 16-10으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총 8팀이 참가해 30일과 31일 양일에 걸쳐 대회를 펼쳤다. 이닝제가 아닌 시간제로 열려 2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결과로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부터 열린 준결승에선 대구호크아이가 고양엔젤스를 7-6으로 꺾었고 경기윌로우즈는 부상자가 속출해 기권을 택한 충남대전피닉스에 부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5회를 마친 뒤 승부치기에 돌입했는데, 대구호크아이가 6점을 몰아치며 16-1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호크아이는 2016년, 2024년에 이어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우수선수상(MVP)은 임정우가, 최우수투수상과 최우수감독상 또한 대구호크아이의 김정현, 김태현 감독이 수상했다. 우수투수상은 경기윌로우즈 김권세, 우수지도자상은 경기윌로우즈 손진호 감독에게 돌아갔고 타격상은 대구호크아이 성백철, 미기상은 고양엔젤스 신소망, 홈런상은 대구호크아이 김동연, 베스트챌린지상은 충주성심 문준혁, 페어플레이상은 충주성심 전광현이 차지했다.
개회식에서는 감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대회장을 맡고 있는 선동열 전 감독이 개회사를 맡았는데 지난해 은퇴한 선 감독의 제자 오승환이 시구자로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선 전 감독이 시타자로 나섰고 시구 이후 오랜 만에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SBS 예능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에서 맹활약 중인 수어 아티스트 후지모토 사오리가 다시 한 번 무대를 빛냈다. 2022년부터 대회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그는 수어 퍼포먼스로 개막 축하 공연을 펼쳤고 또 한 번 진행된 시구 행사에서 시타자로도 활약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매 대회마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투지와 열정을 보여주는 선수 여러분을 보면서 큰 감동과 존경심을 느낀다"며 "농아인 야구 발전을 위해 늘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최윤 OK금융그룹 회장님께 감사드리며 대회를 매번 훌륭하게 준비해주시는 조일연 한국농아인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님께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1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시고 야구를 통해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드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OK금융그룹은 2010년부터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대회 개최 10주년을 기념해 선동열 전 감독 이름을 내걸어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로 명칭을 변경했고 올 시즌부터는 화성드림파크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또한 환영사를 통해 "여러분께서는 신체적 장애가 열정과 도전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스스로를 믿으며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시길 바란다"고 응원의 뜻을 전했다.
조일연 연맹 회장은 "정부의 공적 지원이 전혀 없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OK금융그룹의 아낌 없는 후원이 있었기에 우리 농아인 야구는 멈추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다"며 "대회 초기부터 늘 우리와 함께 해주신 선동열 대회장께도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대한민국 야구의 전설인 선동열 감독님이 우리 농아 야구인들과 함께 하는 걸 우리 선수들은 더 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선사모(선동열을 사랑하는 모임)과 보배반점, 인크커피, 오이라이프코리아, 미야비스바움쿠헨 등에서도 후원자로 나섰다.
신체 건강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지만 일반적인 야구 대회와는 다소 차이는 있었다. 선수들은 스트라이크 콜을 확인하거나 수비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고 콜 플레이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내야 뜬공 등에도 실수를 범하곤 했다.
그러나 문제가 될 건 아무것도 없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환한 미소로 경기에 나섰다. 이들이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시구자로 나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오승환도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 오승환은 "선수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프로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것 같다"며 "그 열정의 크기는 어떤 프로야구 경기 때의 함성 소리보다 크게 와닿았다. 그런 것들이 더 특별한 의미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 전 감독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을 보면 어려움도 있겠지만 정말 야구를 사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 선수들도 이 더운 날씨에 낮경기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고 도울 수 있는 께 있다면 최대한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