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안 던지면 제구 못 잡아"...'대볼넷 시대' 국보투수 선동열의 뼈아픈 지적

화성=안호근 기자
2026.06.01 08:08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 감독은 볼넷이 남발하는 KBO리그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전했다. 그는 투수들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볼넷이 쏟아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후배들에게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고 공을 많이 던져 제구력을 늘릴 것을 당부했다. 선동열 감독은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많이 던지지 않고는 커맨드를 좋아지게 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어린 선수들은 훈련량을 늘려 던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이 31일 경기도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에 앞서 선수들에게 덕담을 전하고 있다. /사진=OK저축은행 제공

통산 평균자책점(ERA) 1.20, 최우수선수(MVP) 3회, 우승 6회.

선동열(63) 전 야구 국가대표 감독의 화려한 커리어다. 그런 그가 볼넷이 남발하는 KBO리그를 바라보며 쓴소리를 전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의 대회장을 맡아 현장에 참석했다. 2019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농아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대회를 이끌고 있다.

선수로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의 최고의 활약을 펼친 그는 최근 KBO리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투수들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볼넷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올 시즌 현재까지 265경기를 치른 가운데 2072개의 볼넷이 나왔다. 경기당 7.82개 수준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12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많은 볼넷은 경기 시간 지연과 경기 수준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스타뉴스와 만난 선동열 감독은 후배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승부를 펼쳐줄 것을 당부했다. "피해가는 피칭보다는 정면으로 맞서 싸우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지금 보면 너무 피해가려는 피칭이 많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결국 제구를 잡기 위해선 공을 많이 던져보는 것만이 답이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선 감독은 "10개 중 7개 이상을 본인이 원하는 곳에 던지면 진짜 A급 투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잘 던지는 투수들은 절반에서 조금 윗도는 수준인 것 같다"며 "투수들이 많이 던지는 걸 꺼려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커맨드라는 게 연습을 안 한 상태에서 좋아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조금 더 연습을 통해서 제구력을 늘리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31일 경기도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에서 시구자로 나선 오승환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OK저축은행 제공

이날 시구자로 현장에 방문했던 오승환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은퇴 후 활발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윤석민의 유튜브에 출연해 과거 제구력을 늘리기 위해 많은 투구를 했다고 밝혔다. 훈련 기간 중 1시간 동안 전력으로 200개 이상 투구를 하며 많은 걸 느꼈다고 전했다. 그 훈련을 통해 정확히 공을 던질 수 있는 감각을 확실히 느끼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만큼 많은 투구를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먼저라는 걸 강조했지만 요즘 어린 투수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많은 투구수가 무조건 독이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선동열 감독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현역 시절 선발과 불펜을 수시로 오갔고 1986년엔 262⅔이닝을 소화했으며 영화화가 되기도 한 최동원과 맞대결에선 232구를 던지기도 할 정도로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했으나 커리어 끝날 때까지 큰 부상은 물론 기량 저하도 보이지 않았다.

선 감독은 "메이저리그든 일본프로야구에서든 많이 안 던지고는 커맨드를 좋아지게 할 수가 없다"며 "던지면서 본인이 터득을 먼저 할 줄 알아야 된다. 던지는 감각이 일정치가 않다. 결국에는 연습을 통해서 감각을 익혀야 하는데 경기 때 위주로 던지면서 익히려고 하면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선 감독의 경우 유소년 시절 거의 매일 같이 50구, 100구씩을 던졌고 프로에 와서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그런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 진출해서는 첫 시즌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뒤 새로운 무기를 만들기 위해 30대 중반의 많은 나이에도 매일 100구씩을 던지며 감각을 익혔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베테랑들이라면 경기를 통해 감각을 유지하려는 것도 괜찮지만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 어린 선수들 같은 경우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조금 더 훈련량을 많이 해서 던지는 게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이 31일 경기도 화성드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OK저축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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