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와 깜짝 충돌' 이기혁, 홍명보 '재신임' 받을 수 있을까

김명석 기자
2026.06.22 17:28
강원FC 소속 이기혁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전에서 골키퍼 김승규와 충돌하며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실점은 한국의 0-1 패배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한국은 남아공과의 최종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32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홍명보 감독이 실점의 원인이 된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부상에서 회복한 김태현을 기용할지 혹은 이기혁을 재신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 대 멕시코 경기가 19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황인범이 수비수 이기혁을 위로하고 있다. 2026.06.19. /사진=김진경 대기자

홍명보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깜짝 스타는 단연 센터백 이기혁(26·강원FC)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깜짝 승선에 이어, 체코·멕시코로 이어진 조별리그 A조 1·2차전 모두 선발 풀타임 출전했다. A매치 통산 5경기 중 2경기가 월드컵 본선 무대다.

그러나 지난 19일(한국시간)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은 그에게 '악몽'으로 남았다. 후반 5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중볼 경합 직후 골키퍼 김승규(FC도쿄)와 충돌해 선제 실점의 빌미를 줬다. 김승규가 골문을 비우고 나와 공을 잡으려 했지만, 이기혁은 공이 높게 튀어 오른 데다 박스 안에 또 다른 상대 선수가 있던 터라 자리를 피하기 어려웠다. 김승규가 공을 잡기 직전에야 몸을 웅크렸으나 직후 충돌이 일어나면서 결국 선제 실점으로까지 이어졌다.

김승규는 실점 직후 이기혁에게 크게 화를 냈다. 그러나 이기혁으로선 수많은 관중 속 김승규의 콜을 듣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설령 들었다고 해도 수비수로서 상대 공격수가 다가오는 상황에 자리를 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만 누구의 잘못이 큰지를 떠나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이러한 실수가 나온 건 수비진엔 치명적이었다. 경기 후 김승규는 "공이 높게 떴고, 낙하지점에 우리 편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안전하게 나가서 잡으려고 했었는데 결과가 그렇게 되고 말았다"며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결과적으로 멕시코전 이 실점 하나는 두 팀의 경기 결과, 나아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의미를 크게 바꿨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전체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면서도 "실점 장면에서 나온 충돌 하나, 그 작은 것 하나가 경기 결과를 바꿨다"고 아쉬워했다. 당시 멕시코에 0-1로 진 한국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남아공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만 32강에 진출한다. 만약 남아공에 패배할 경우, 같은 시각 멕시코-체코전 결과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 대 멕시코 경기가 19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 골키퍼 김승규가 후반전 볼을 잡는 순간 이기혁과 충돌하며 실점을 허용한 후 아쉬움을 터트리고 있다. 2026.06.19. /사진=김진경 대기자

대회 32강 진출권이 걸린 중대한 경기. 홍명보 감독이 멕시코전 뼈아픈 실점에 연관됐던 이기혁에게 또 기회를 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수 비중을 떠나 결국 멕시코전 실점은 골키퍼와 수비수 간 호흡 문제로 발생했다. 이기혁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 자체가 '깜짝'일만큼 김승규 골키퍼는 물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다른 수비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많지가 않다. 애초에 대표팀 왼쪽 주전 스토퍼 역할은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가능성이 컸다. 다만 김태현의 대회 초반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이기혁에게 기회가 돌아간 상태다.

결과적으로 멕시코전 선제 실점 이후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멕시코전 뼈아픈 실점에 대한 아쉬움은 책임 소재를 떠나 경험이 적은 이기혁의 마음 한 구석에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자칫 남아공전에서 실수가 또 나오게 되면, 그의 멘털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게 된다. 질책성 교체와는 거리가 있겠으나, 그래도 홍명보 감독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그 흐름을 한 템포 끊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왼쪽 스토퍼 주전이었던 김태현은 이미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팀 훈련에 복귀했다. 32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결국 수비진에 김태현 카드도 결국은 꺼내봐야 한다. 32강 진출이 걸려 있지만, 어쨌든 조 최약체로 꼽히는 남아공전은 그나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 수비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월드컵 실전 무대에서 수비진 활용폭이 넓어지는 건 홍명보호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기혁에게 수비 관련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2차 예선을 앞두고 15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김태현을 비롯한 선수들이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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