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히자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관련 내용을 전했다.
일본 매체 더월드는 29일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지 하루 만에 홍명보 감독이 사임을 발표했다"면서 "이번 월드컵 결과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한국 축구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매체는 "대회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이번 조별리그 통과를 낙관했고,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앞세운 대표팀도 사상 최강의 스쿼드라는 평가가 많았다"며 "뜻밖의 탈락이라는 결과에 한국 언론과 축구팬들의 맹비판이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홍명보 감독이 '책임은 모두 나에게 있다'며 사퇴했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 월드컵에 4번 출전했고, J리그에서도 활약한 선수였다"며 "지도자로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사임한 뒤, 지난 2024년 다시 부임했지만 다시 또 사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니칸스포츠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최초의 동메달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은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 탈락 이후 사임했으나, 지난 2024년 7월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했다"며 "두 번째 월드컵 지휘봉을 잡은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통과가 유력한 A조에서 또 탈락하자 결국 사퇴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이 별도 기자회견 없이 입장문 낭독만으로 거취를 표명한 것에 대한 국내 비판 목소리를 전한 도쿄스포츠는 "한국에서는 홍명보 감독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책임론도 강하게 나온다"며 "과연 한국 축구가 이번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감독직 공식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초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였다.
홍명보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 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오늘 저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 대표팀의 중요한 결정을 낼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며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있을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저는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자리에 섰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 저는 오늘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건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