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및 임시 선발 로테이션으로 힘겨운 일주일을 보낸 LG 트윈스가 또 한 번의 '임기응변' 시험대에 오른다.
LG는 주중 주전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공백 속에서 장현식, 이정용 등을 변칙 선발로 내세우며 3승 3패로 간신히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지난 25일 삼성전 선발 이정용이 5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데 이어, 29일 롯데전에서는 장현식이 2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연패를 끊기 위해 필승조를 조기 투입하는 등 무리한 운영이 이어지면서 불펜의 피로도 역시 극에 달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다가오는 선발 로테이션에도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 LG는 지난 26일 이정용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로 인해 오는 7월 1일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자리가 완전히 비어버린 상황이다. 2군에서 복귀를 준비 중인 송승기는 삼성 라이온즈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 가운데 하나로 등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해 염경엽 LG 감독은 1일 키움전 선발 투수를 두고 철저한 함구령을 내렸다. 염 감독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내일 선발 투수는 일단 (내부적으로) 정해놨다"면서도 구체적인 이름 언급을 피했다.
다만 확실한 힌트는 남겼다. 최근 불펜에서 과부하가 걸린 김진수는 후보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염 감독은 "(김)진수는 최근 사직 원정을 포함해 중간에서 피로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내일 선발 카드에서는 제외했다"고 선을 그었다.
염 감독의 구상에 있는 카드는 박시원 혹은 '깜짝 중간 투수' 중 한 명이다. 염 감독은 "박시원이 아니면 중간 한 명 중에서 나갈 것"이라며 사실상 '불펜 데이'를 예고했다. 이어 "오늘 불펜을 아껴 써야 내일 선발 투수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날 경기 운영이 내일의 변칙 선발 운영과 직결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동시에 오늘 경기에 대한 불펜 기용을 반영하겠다는 의사도 함께 전했다.
투수와 야수 파트에서 잇따른 이탈 속에서 "올해가 가장 (누수가) 심한 것 같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 염 감독이지만, '버티기 야구'에 대한 철학은 확고했다. 염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카드가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하다"며 "확률 게임을 하는 감독으로서 지는 시합은 확실히 놓고 가야 다음 승부를 할 수 있다. 무리한 3연투 등은 철저히 자제하며 긴 호흡으로 버티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 번의 '불펜 데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LG가 키움을 상대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