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축구, 日에 완벽히 뒤처졌다"... BBC 뼈아픈 진단 "월드컵 참사, 전환점으로 삼아야"

이원희 기자
2026.06.30 18:17
영국 BBC는 한국 축구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조별리그 탈락하며 라이벌 일본에 뒤처졌다고 진단했다. 홍명보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실패를 겪은 뒤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BBC는 한국이 일본의 모델을 참고해 이번 월드컵의 아픔을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 탈락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이 이강인, 김민재등 선수들과 함께 30일 오전 인천공항 제2청사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영국 BBC마저 한국 축구가 '영원한 라이벌' 일본에 뒤처졌다고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영국 BBC는 30일(한국시간) "한국 축구가 위기에 빠졌다"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부진을 지적했다. 매체는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달려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재임 기간 동안,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아시아 최고의 팀 한국은 분명히 일본에 뒤처졌다"고 짚었다.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비교적 수월한 조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결과는 1승2패(승점 3) A조 3위였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2차전 멕시코전에서 0-1로 패했고, 최종전 남아공전에서도 0-1로 무너졌다.

특히 남아공전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한국은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최소한의 결과도 만들지 못한 채 자력 32강 진출 기회를 놓쳤다.

BBC는 남아공전 패배와 관련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타 박지성은 '우리가 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돌아봐야 하는 순간까지 왔다는 것이 비참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토트넘 출신 수비수 이영표도 이 경기를 '21세기 한국 축구대표팀 최악의 경기'라고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또 BBC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축구의 부진에 대해 "전임 명예 프로축구단장이자 심정적 붉은악마로서 예상 밖 결과에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고 강하게 비판한 사실도 언급했다.

매체는 이어 "한국의 한 기자는 남아공전이 끝난 뒤 홍명보 대표팀 감독에게 선수단에 식중독이나 그와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 경기력은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조 1, 2위뿐 아니라 각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오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조 3위 순위에서도 10위에 그쳤다. 결국 48개 팀 가운데 최종 성적 34위로 이번 월드컵 여정을 쓸쓸히 마쳤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 홍명보 감독 남아공 타펠로 마세코가 첫 골을 터뜨리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홍명보 감독에게는 두 번째 월드컵 실패였다.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0여 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나선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같은 결말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 열리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였지만,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BBC는 "한국 축구팬들의 분노는 홍명보 감독을 향한 살해 협박 보도로까지 이어졌다. 선수단과 코치진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장소도 비공개로 유지됐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멕시코에서 보낸 실망스러운 2주 때문만은 아니다. 이 문제는 한동안 계속 쌓여왔다"고 지적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A조 최종 순위. /사진=AI 제작 이미지.

일본 역시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과정까지 나빴던 것은 아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아시아 3차 예선부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까지 17승6무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그 사이 A매치에서 잉글랜드, 브라질 등 세계적인 강호들도 잡아냈다. 이번 대회 32강에서도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1-2로 아쉽게 패했다.

BBC는 지난해 한국이 브라질에 0-5 대패를 당한 반면, 일본은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3-2로 승리했다고 비교했다. 또 일본이 아시아 팀 최초로 잉글랜드를 격파한 성과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J리그 클럽들은 이제 아시아 대회에서 K리그 라이벌들을 꾸준히 앞서고 있다. 또한 유럽으로 더 많은 인재를 내보내고 있다. 일본 대표팀은 이제 전원 유럽파로 구성될 정도"라고 밝혔다.

BBC는 한국이 일본을 기준점으로 삼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쓰라린 라이벌 일본의 모델을 따르는 일은 한국에 고통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에는 감독도 없고, 축구협회장도 물러날 예정이다. 또 분노와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현재, 실패에 빠진 아시아 강호 한국이 2026 월드컵의 아픔을 전환점으로 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사퇴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장을 빠져가나는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