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토마스 투헬의 한마디가 영국 교실까지 흔들었다.
잉글랜드는 6일 오전 9시(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영국 기준으로는 월요일 오전 1시 킥오프다.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가면 등교 시간이 눈앞에 오는 경기다.
투헬 감독은 아이들을 재우지 말자고 했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이고, 멕시코전은 모두의 응원이 필요한 경기라는 취지였다. 학교 결석계까지 언급한 발언은 곧바로 영국 사회의 논쟁으로 번졌다.
경기 시간이 문제였다. 잉글랜드 팬들에게 멕시코 원정은 새벽 축구가 됐다. 성인 팬들은 펍에서 밤을 새우면 된다. 그러나 학생들은 다르다. 월요일 아침 등교, 출석 기록, 지각 처리, 학부모 벌금까지 축구 한 경기에 묶였다.
일부 학교는 먼저 문을 열었다. 잉글랜드 곳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월요일 등교 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어떤 학교는 오전 10시까지 출석부를 열어두고, 어떤 학교는 오전 11시까지 늦은 등교를 허용한다. 윌트셔의 한 초등학교는 오전 7시에 문을 열고 아침 식사와 함께 녹화 중계 관람을 준비했다.
교사 노조 쪽에서도 유연한 접근이 나왔다. 월드컵 토너먼트는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라는 논리다. 경기 결과를 모른 채 등교해 친구들과 함께 다시 보는 방식도 나왔다. 밤새 TV 앞에 앉히는 대신 학교가 아침 프로그램으로 흡수하는 절충안이다.
정부는 선을 그었다. 키어 스타머 총리 측은 부모 판단은 존중하되 아이들은 월요일 학교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교육 담당 장관도 학습 공백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투헬의 축구 논리와 정부의 출석 논리가 같은 날 아침 맞붙었다.
벌금 문제도 따라붙었다. 잉글랜드에서는 무단 결석에 대해 학부모에게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첫 과태료는 80파운드 수준이고, 기한 안에 내지 않으면 160파운드까지 올라갈 수 있다. 월드컵 16강전이 가족의 새벽 응원과 학교 행정 사이에 끼어든 셈이다.
펍도 별도 전장이 됐다.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펍이 경기 종료 때까지 문을 열 수 있도록 했다. 1시 킥오프, 최소 오전 3시 종료, 최대 오전 5시 영업이다. 경찰 지도부는 늦은 발표와 음주 증가, 야간 치안 부담을 우려했다.
투헬은 경기장 밖에서 먼저 판을 흔들었다. 상대는 공동 개최국 멕시코다. 장소는 1986년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이 남아 있는 아스테카다. 영국 아이들에게도 역사 수업 같은 경기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다만 월요일 아침 교문 앞에서는 월드컵 감성보다 출석부가 먼저 펼쳐진다.
잉글랜드가 이기면 논쟁은 하루짜리 해프닝으로 남는다. 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을 깨워 본 새벽 90분, 늦춘 등교 시간, 펍 영업 연장, 부모 벌금 논쟁이 한꺼번에 투헬의 이름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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