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리그 2위로 올라섰다. 2년 전처럼 다시 한 번 우승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강원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6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에서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강원은 3연승을 포함해 6경기 무패(4승 2무)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성적은 7승 6무 3패(승점 27)가 됐고, 순위도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선두 FC서울(승점 32) 추격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날 양 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멤버들은 대부분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강원 수비수 이기혁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지만, 경기 전 정경호 강원 감독은 "이기혁이 자처한 일"이라며 기특해했다.
정 감독은 이기혁을 향해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기혁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북중미 월드컵 최종명단에 깜짝 발탁된 뒤 대표팀 주전 수비수로 올라섰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과 스리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정경호 감독은 "이기혁은 잘했다.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면 잘했다고 본다. 이기혁에게도 굉장히 큰 자산으로 남을 것 같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은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고영준과 최병찬이 투톱으로 출격했다. 김대원, 서민우, 이유현, 모재현이 미드필더로 나섰고, 송준석, 신민하, 강투지, 강준혁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박청효가 지켰다.
정경호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 7주가 금방 가더라. 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첫 경기부터 전북 같은 강팀을 만나게 됐다. 원정경기이기도 하다. 순위 싸움에서도 우리와 전북 모두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믿고 싸워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전북은 김진규, 강상윤, 송범근 등 월드컵 대표 선수들이 경기 명단에 들지 않았다. 골키퍼 송범근도 휴식을 부여받았고, 대신 이주현이 선발 골문을 지켰다.
정정용 전북 감독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소집된 뒤 쉰 적이 없었다. 선수들도 리프레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선수 입장도 반영해야 하는 부분이고, 이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열심히 했던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의 월드컵 대표 선수들은 오는 6일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전북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모따가 원톱에 섰고, 김승섭, 오베르단, 이동준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이영재와 맹성웅이 중원을 맡았고, 최우진, 김영빈, 박지수, 김태환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는 이주현이었다.
양 팀 모두 전력이 100%는 아니었다. 경기 초반 강원은 김대원, 전북은 이동준이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균형을 깬 쪽은 강원이었다. 세트피스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전반 25분 강원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송준석은 왼발로 낮고 강한 슈팅을 때렸다. 상대 벽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허를 찌른 슈팅이었다. 이주현 골키퍼가 뒤늦게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미 골문 구석으로 향한 뒤였다.
강원은 전반 33분에도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상대 골문 앞에서 최병찬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북도 이동준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반격에 나섰으나 뚜렷한 소득은 없었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우진을 빼고 김태현을 투입했다. 하지만 흐름은 강원 쪽으로 기울었다. 강원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2-0으로 달아났다.
이번에는 주장 이유현이 해결했다. 후반 8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모재현이 내준 패스를 이유현이 지체 없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골문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 들어갔다. 강원이 두 골 차 리드를 잡자 정경호 감독도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전북은 적극적으로 교체 카드를 꺼냈다. 정정용 감독은 공격 자원 이승우와 감보아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효과는 있었다. 후반 29분 이승우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이동준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옆에 있던 이승우가 재차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애초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하지만 전북에는 한 골이 더 필요했다. 강원은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전북의 공세를 버텨낸 강원은 끝내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냈고, 적지에서 값진 승점 3을 챙겼다.
강원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첫 경기부터 강호 전북을 잡아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3연승과 6경기 무패, 그리고 리그 2위 도약을 이뤄냈다. 다시 한 번 우승 경쟁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