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아직 3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그래도 지는 게 당연한 건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팀 내 베테랑 안치홍(36)은 후배들에게 더욱 그 점을 강조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키움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8로 패했다.
2연패에 빠진 키움은 두산과 주말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성적은 29승 1무 55패. 리그 순위는 최하위다.
어느새 승률이 3할 5푼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키움은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내야진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 2루수 안치홍이 있다.
안치홍은 200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2019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으며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이어 2023시즌을 마친 뒤에는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맺고 또 팀을 옮겼다.
그러다 '한화 2년차'였던 지난 시즌 안치홍은 이렇다 할 확실한 기회를 받지 못했다. 66경기 출장에 그쳤고, 결국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향했다. 당시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선택을 받으며 영웅군단의 일원이 됐다.
그리고 맞이한 2026시즌. 안치홍은 현재까지 73경기에 출장, 타율 0.281(270타수 76안타), 6홈런, 2루타 12개, 33타점 29득점, 30볼넷 2몸에 맞는 볼, 44삼진, 장타율 0.393, 출루율 0.355, OPS(출루율+장타율) 0.748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0.290. 대타 타율은 0.500.
안치홍은 최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말 그대로 힘든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저희 선수들도 지치는 게 사실이다. 힘들다는 마음보다는 어느 정도 경기를 해결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자꾸 막히는 모습이 나오다 보니 다들 조금씩 부담을 갖는 것 같다"면서 "팀의 베테랑으로서 저나 (최)주환이 형, (서)건창이 형 같은 고참들이 좀 더 해결해주고 분위기를 뚫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린 친구들이 부담을 내려놓고 타석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에게 찬스가 왔을 때 최대한 해결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베테랑으로서 후배들한테 어떤 조언을 건넬까. 안치홍은 "시즌을 치르다 보니 후배들의 경우, 특히 주자가 있을 때 부담을 많이 갖는 게 보였다. 그럴 때는 말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저희 베테랑들이 경기력으로 직접 이끌어주는 게 맞다고 본다.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후배들은 생각이 더 많아지고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후배들이 궁금한 점이 있어서 먼저 물어보면 언제든지 이야기를 나눈다"고 전했다.
올 시즌 다른 팀들보다 패가 많은 키움이다. 고참으로서 힘들 법도 한 상황. 그럴 때마다 안치홍은 후배들한테 어떤 이야기를 할까. 그는 "저희가 많이 지다 보니, 패하는 것에 열받아 하고 상대 팀에 약도 오르는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처음에는 좀 약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태도에 관한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그래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남은 시즌 계속해서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끝으로 그는 올 시즌 목표에 관해 "특별히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부상이 있었던 점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부상만 조심하면서 건강하게 완주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