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해부터 올스타 무대를 밟은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박준현(19)이 감격스러운 소감과 함께 후반기 반등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과거 아버지 박석민(41·삼성 라이온즈 2군 코치)을 따라 올스타전에 나섰던 '꼬마'에서 당당한 KBO리그의 현역 올스타로 성장, 아버지의 절친한 선배인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와 뜻깊은 장면을 연출했다.
박준현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올스타전을 앞두고 현장 취재진과 만나 "팀에서 보내주셨기 때문에 감독님과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오늘 좋은 추억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후반기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첫 올스타 선정 소감을 밝혔다.
이종범-이정후를 비롯해 KBO리그 역사에서 몇 안 되는 1군 '부자(父子) 올스타' 기록을 쓰게 된 박준현은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올스타전 현장을 밟은 바 있다. 키움 구단 역시 그를 '올스타 경력'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어렸을 때라 기억이 잘 안 난다. '사진을 봐도 이런 걸 찍었구나' 하는 느낌"이라면서도 "그래도 지금은 (올스타전이라는 것이) 진짜 오기 힘든 곳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잘해서 다음번에도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무덤덤한 아버지의 반응에 대해서는 "올스타전에 대해 따로 별말씀 안 하셨고, 그냥 선배님들께 인사 잘 드리고 오라고만 하셨다"고 전했다.
이날 올스타전 현장에서는 감동적인 장면이 재현됐다. 과거 아버지를 따라 올스타전에 왔던 어린 박준현을 안아주었던 '대선배' 최형우와 다시 만나 2011시즌 이후 15년 만에 올스타전 현장에서 포옹하는 모습을 그대로 사진으로 재현한 것. 세월을 뛰어넘은 두 선수의 포옹은 야구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현역 올스타로 당당히 나선 박준현은 리그 최고 투수이자 팀 선배인 안우진을 향한 존경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입단할 때부터 안우진 형이 내 롤모델이었다. 처음 봤는데도 남들보다 더 잘 챙겨주시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야구적인 부분에서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라며 "우진이 형 같은 형을 만난 게 나에게 가장 큰 복인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옆에서 본 안우진은 어떤 투수였을까. 박준현은 "야구하면서 '진짜 괴물이다' 싶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는데, 우진이 형이 던지는 걸 보면서 '이 사람은 진짜 다르구나'라는 걸 느꼈다. 몇 년 뒤에는 우진이 형만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우진에게 빼앗아 오고 싶은 능력이 있냐는 질문에는 "습득력이다. 밸런스가 안 좋을 때 코치님이 알려주시면 바로 고치시는데, 그런 재능을 뺏어오고 싶다"고 답했다.
전반기를 돌아본 박준현은 아쉬움이 더 많다고 자평했다. 그는 "마운드에서 제구적인 부분이 한 번씩 무너지는 게 아쉬웠다"라며 "특히 타자들에게 맞을 때 불리한 카운트에서 맞은 적이 많다. 후반기에는 맞더라도 내가 유리한 카운트를 점하고 들어가면서 정면 승부를 하고 싶다"고 구체적인 보완점을 짚었다.
이제 키움은 후반기 외국인 타자 2명 체제를 가동하면서 토종 투수들이 중심이 되는 '5선발 체제'로 들어간다. 박준현의 선발 등판 기회도 더 자주 찾아올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준현은 "일단 타자들이랑 붙어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공 믿고 자신 있게 붙어보겠다"며 눈을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