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총액 80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으며 '종신 히어로즈맨'으로 남게 된 투수 하영민(31)이 계약 직후 가장 먼저 떠올린 지도자는 홍원기(53·현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 전 감독이었다.
하영민은 13일 오전 구단 공식 계약식을 마친 뒤 가진 오후 고척돔 훈련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컸다"며 운을 뗐다.
특히 FA 시장에 나가는 것 대신 팀에 잔류해 8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고등학생 시절 나를 지명해 준 팀이고, 아프고 부진했을 때도 끝까지 믿고 기회를 준 구단이기에 고민 없이 바로 사인했다"며 "히어로즈에서 20년 넘게 원클럽맨으로 뛰는 것은 내게 엄청난 영광이자 뜻깊은 일"이라고 팀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수많은 지도자 중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하영민은 주저 없이 홍원기 감독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모두 감사한 분들 밖에 없다. 특히 홍원기 감독님은 나에게 선발 투수로서 새로운 도전과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선발 전환 당시를 회상하며 "감독님께서 면담 때 '선발을 하고 싶다면 너만의 루틴을 만들어 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하영민은 "사실 처음에는 그 말씀의 진짜 의미를 잘 몰라 긴가민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발로 계속 경기에 나서다 보니 왜 루틴을 강조하셨는지 절실히 깨닫게 됐다"며 "루틴 속에서 몸 관리를 하는 법, 최상의 컨디션으로 선발 등판 날짜에 맞춰 웨이트 트레이닝을 조절하는 법 등 선발 투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알려주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에게 날카로운 포크볼을 전수해 준 이승호(50·현 NC 다이노스 1군 불펜코치) 투수 코치에 대해서도 "포크볼이라는 큰 무기를 선물해 주신 코치님께도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며 조만간 홍원기 감독과 이승호 코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팀이 가을야구 단골 손님이자 강팀이었던 시절 입단했던 하영민은 이제 베테랑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섰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이기는 경기를 많이 보며 자랐고,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를 빨리 끊는 팀의 좋은 분위기를 몸소 겪었다"며 "지금은 팀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형들과 함께 후배들을 잘 챙겨서 이기는 야구에 초점을 맞추겠다. 팀을 다시 높은 곳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8년이라는 계약 기간 동안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그동안 묵묵히 내조하며 힘이 돼 준 아내와 가족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지겠다"는 굳은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