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포르투갈)의 눈물 한 방울을 놓고 수십억 원 규모의 돈이 오갔다. 호날두가 실제로 울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사진을 확대하고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이집트 인디펜던트는 12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수많은 사람이 슈퍼스타 호날두가 경기 도중 울 것인지를 놓고 수백만 달러를 베팅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은 '호날두가 월드컵에서 울 것인가'를 주제로 거래 시장을 개설했다. 폴리마켓에서는 이전에도 미국 정부가 외계인의 존재를 발표할지, 지구가 평평한지 등 기상천외한 주제를 놓고 거래가 이뤄졌다.
어떻게 보면 '호날두의 눈물' 정도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많은 축구팬이 이 시장을 주목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불혹을 넘긴 호날두의 나이를 고려하면 북중미 월드컵은 사실상 그의 마지막 세계무대가 될 가능성이 컸다. 또 호날두는 평소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이 탈락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올해 소속팀 알나스르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정상에 올랐을 때는 기쁨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베팅 결과를 가를 운명의 순간은 북중미 월드컵 16강에서 나왔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스페인에 0-1로 패했다. 포르투갈의 탈락과 함께 호날두도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 여정을 쓸쓸하게 마쳤다.
경기 후 호날두가 굳은 표정으로 얼굴을 닦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장면과 관련해 호날두가 실제로 눈물을 흘렸는지를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당시 미국 폭스 중계진은 "호날두가 감정이 북받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실제 눈물이 흘렀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수십억 원이 걸린 일이었던 만큼 더욱 확실한 근거가 필요했다.
거래에 참가한 이용자들은 얼굴을 찡그린 채 닦는 호날두의 사진을 내려받아 확대 분석에 들어갔다. 이집트 인디펜던트는 "새로운 증거와 주장이 나올 때마다 베팅 확률이 요동쳤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까지 프레임 단위로 분석됐다.
이 과정에서 호날두의 오른쪽 눈과 코 주변으로 무언가 흐르는 모습이 발견됐다. 하지만 호날두가 울지 않았다고 주장한 일부 참가자들은 "그저 땀과 번들거리는 피부일 뿐"이라며 "눈물이 고이고 이를 참으려는 모습은 맞지만, 실제로 흘러내린 눈물은 분명히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울었다'고 주장한 참가자들은 호날두가 얼굴을 닦는 사진과 영상뿐 아니라 일부 해외 언론의 기사도 증거로 내세웠다. 영국 BBC는 "호날두의 월드컵 경력이 눈물 속에 끝났다"고 표현했고, 미국 ESPN 역시 "감정이 북받친 모습이 역력했던 호날두가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눈물을 닦았다"고 전했다.
논쟁이 계속되자 해당 시장은 공식적인 결과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폴리마켓은 결과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반 검증 시스템인 UMA를 활용한다. 분쟁이 이어질 경우 UMA 토큰 보유자들이 관련 자료와 시장 규칙을 검토한 뒤 투표를 통해 최종 결과를 결정한다. 사실상 배심원 역할을 맡는 셈이다.
검토 끝에 최종 판정은 '호날두가 울었다'였다. 폴리마켓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경기 직후 그라운드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 가운데 판정 조건을 충족하는 증거가 존재한다"며 "해당 자료에는 얼굴에 눈물이 보이는 등 호날두가 우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 인디펜던트는 "이 판정으로 거래가 최종 마감되면서 수백만 달러의 희비가 엇갈렸다"며 "호날두가 울었다는 쪽에 베팅한 참가자들은 수익을 챙겼고, 반대편에 돈을 건 이들은 손실을 떠안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