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 양현종(38·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어 KIA와 한국 야구를 짊어질 재목으로 꼽혔던 이의리(24)가 긴 부침 끝 불펜 투수로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의리는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팀이 0-6으로 끌려가던 8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13구를 던져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팀에 입단한 이의리는 첫 시즌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강력한 패스트볼과 달리 고질병인 제구 문제는 쉽사리 개선되지 않았고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에도 개인 최고 구속인 시속 156㎞ 빠른 공을 뿌렸지만 역시 제구가 문제였고 결국 6월 일본 치바현 이시카와시에 위치한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랩'으로 단기 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지난 6일 울산 웨일즈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3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합격점을 받은 이의리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콜업돼 첫 경기부터 등판했다. 익숙한 선발이 아닌 불펜이었고 승패가 사실상 좌우된 부담 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고는 하나 사사구 없이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1이닝을 깔끔하게 마쳤다. 최고 구속도 154㎞를 찍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공이 좋더라. 투수 코치와도 얘기했지만 초반에 1이닝 정도는 써보는 것도 본인이 선발할 때 길게 던질 때보다 볼넷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직구는 원래 스트라이크만 되면 까다롭고 변화구도 스핀이나 피칭을 보면 굉장히 좋았다. 계속 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불펜 대기한다. 선발 시라카와가 5이닝을 소화하면 필승조를 가동할 예정이지만 그 전에 무너진다면 1이닝 정도를 맡길 생각이다. 이 감독은 "지금 느낌이 좋고 본인도 자신감이 있을 때 (불펜으로) 좀 더 써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인대를 교체(수술)하고 난 뒤에 많이 안 던졌으니까 쌩쌩한 것 같다"며 "의리를 살려야 될 것 같다. 의리를 살리는 게 지금 우리 팀에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불펜에서 활약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 감독은 "1이닝이 되겠다 싶으면 앞쪽에 쓰고 그게 부담스럽다고 하면 롱으로 가서 3이닝씩 던지게 할 것"이라며 "의리가 마운드에서 던지는 감을 찾고 우리 선발이 조금 힘들어지면 선발로 써도 된다. 좀 유동성 있게 보고 본인에게 어떤 게 더 나을지 찾아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국엔 선발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제일 좋은 건 선발로 가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깝지 않나. 155㎞를 던질 수 있는 다른 팀에 없는 자원이고 100구까지도 아무 무리 없이 던지는 능력을 가진 투수를 그냥 놔두는 것도 팀의 미래를 봤을 때는 아닌 것 같다"며 "예전에 못 던졌으면 모르겠지만 10승씩 했던 투수이기에 그것만 잡히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