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한 선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가 대회 전 무소속 신세를 딛고 '남미 명문' 콜로콜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5일(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오른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가 칠레 명문 콜로콜로 이적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니발 모사 콜로콜로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밝혔다"고 설명했다.
25세가 돼서야 프로선수가 된 보지냐는 올여름 포르투갈 2부리그 샤베스를 떠난 뒤 최근까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다. 새로운 팀을 찾아야 했지만, 월드컵 전까지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불혹의 나이까지 고려하면 이적은 물론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을 통해 극적인 인생 역전이 이뤄졌다.
보지냐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다. 끝까지 골문을 지켜내며 무실점을 기록했고, 카보베르데가 0-0 무승부를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페인은 결국 북중미 월드컵 정상까지 차지했다. 세계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우승팀을 상대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보지냐를 향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보지냐를 향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커졌다. 그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는 대회 기간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빅터 웸반야마와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최고 선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넘어설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보지냐의 활약은 스페인전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후에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어가며 카보베르데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덕분에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카보베르데는 조별리그를 통과해 32강 무대까지 밟았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의 32강전에서도 보지냐는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펼쳤다. 카보베르데는 연장 혈투 끝에 2-3으로 패했지만, 대회 준우승팀 아르헨티나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보지냐는 대회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우나이 시몬(애슬레틱 빌바오·스페인)을 제치고 팬 투표로 선정된 북중미 월드컵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부문에서 39.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새로운 소속팀까지 찾았다. 아니발 모사 콜로콜로 회장은 "보지냐는 콜로콜로 선수가 될 것"이라며 "며칠 안에 칠레로 이동해 통상적인 메디컬 검사를 받은 뒤 에스타디오 모누멘탈에서 공식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콜로콜로도 공식 SNS를 통해 보지냐 영입을 암시했다. 구단은 보지냐의 트레이드마크인 풍성한 곱슬머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공개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로이터통신은 "모사 회장은 보지냐가 북중미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만으로도 이번 이적을 이뤄낼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며 "동시에 이번 영입이 콜로콜로에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