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등 3명이 합작한 대기록... 김상식 혼자 넘어 '베트남 19경기 무패' 새 역사 썼다

이원희 기자
2026.07.25 18:58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동티모르를 7-0으로 꺾고 A매치 19경기 연속 무패라는 자국 역대 최장 신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18경기 무패 기록이 박항서 등 3명의 감독이 합작한 것과 달리 이번 기록은 김상식 감독 단일 체제에서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상식 감독은 기록에 연연하기보다 팀의 성장이 중요하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최상의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베트남 선수들로부터 헹가래 받는 김상식 감독(가운데). /로이터=뉴스1
김상식 감독. /사진=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전임 감독 3명이 합작했던 대기록을 홀로 뛰어넘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태국 촌부리에서 열린 '2026 아세안(ASEAN) 현대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동티모르와의 경기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베트남은 A매치 19경기 연속 무패(17승 2무)를 달성하며 자국 축구 역대 최장 무패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024년 10월 인도와의 친선경기(1-1 무)부터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은 압도적인 행보다.

앞서 김상식 감독은 2024 아세안 챔피언십 우승과 2027 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 조기 확정 등 굵직한 성과를 낸 데 이어 대기록까지 장식했다.

이번 19경기 무패 신기록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 그 '과정'에 있다. 베트남 매체 반 호아에 따르면 종전 최다 기록인 18경기 무패(2016년 12월~2018년 12월)는 응우옌 흐우 탕, 마이 득 쭝, 박항서 등 무려 3명의 감독이 차례로 지휘봉을 잡으며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반면 이번 19경기는 오직 김상식 감독 단일 체제에서 완성됐다. 매체 역시 "종전 기록이 세 명의 감독을 거친 것과 달리, 이번 여정은 김상식 감독의 재임 기간 안에 전부 이뤄졌다"며 찬사를 보냈다.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부활을 이끈 지도자다. 베트남은 박항서 전 감독 체제에서 동남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황금기를 누렸다. 그러나 후임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 체제에서 부진이 이어지며 흔들렸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다시 안정을 찾았다. 매체는 "베트남 축구의 완벽한 '김상식 천하'를 선언했다"고 칭찬했다.

현지 언론의 반응도 뜨겁다. 또 다른 현지 매체 '사오스타'는 "트루시에 전 감독 시대의 아픈 기억을 완전히 지웠다. 전임자가 끌어내지 못했던 선수들의 최고 기량을 김상식 감독이 깨웠다"고 극찬했다. 박항서 감독 체제의 황금기 이후 겪었던 침체기를 김 감독이 완벽하게 끊어냈다는 평가다.

기뻐하는 김상식 감독. /로이터=뉴스1
베트남 19경기 무패 기록을 세운 김상식 감독. /AFPBBNews=뉴스1, AI 제작 이미지.

이날 동티모르전 경기 내용 역시 흠잡을 데 없었다. 딘 박의 해트트릭을 필두로 호앙 헨의 멀티골, 그리고 브라질 출신 귀화 공격수 쑤언 쏜의 득점과 상대 자책골까지 묶어 골 잔치를 벌였다. 특히 7-0 승리는 김상식 체제 출범 이후 최다 점수 차 승리(종전 기록 5-0)이며, 아세안 챔피언십 전체 역사를 기준으로도 2007년 라오스전(9-0 승)에 이은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다.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아 현대자동차를 타이틀 스폰서로 맞이한 'AFF 현대컵'에서 베트남의 목표는 명확하다. 사상 첫 대회 2연패이자 통산 4번째 우승이다.

2년 주기로 열리는 AFF 챔피언십은 동남아시아 최고의 축구 강국을 가리는 대회다. 그동안 타이틀 스폰서에 따라 스즈키컵과 미쓰비시컵 등의 이름으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2026 AFF 현대컵은 24일 개막해 다음 달 26일까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약 한 달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도 9경기 무패(8승1무)를 달리고 있다. 마지막 패배는 박항서 감독 시절이던 2022년 결승 2차전 태국전 0-1 패배였다.

2년 전 AFF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대표팀. /AFPBBNews=뉴스1

대기록을 썼지만 사령탑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은 소속사 디제이매니지먼트를 통해 "19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워 기쁘지만, 기록 자체에 연연하기보다 팀이 한 경기씩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이 오늘 좋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남은 경기들도 철저히 준비해 팬들에게 최상의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운 김상식호는 오는 31일 싱가포르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며 파죽의 20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도전한다.

동티모르전 승리 이후 선수들을 격려하는 김상식 감독(오른쪽). /사진=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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