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49) 감독이 위기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맞대결을 그리고 있는 베트남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베트남 뉴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아시안컵에서 베트남과 같은 조에 편성될 가능성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뜻밖에도 '챗GPT' 사용 의혹을 받은 모레노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는 2026 월드컵 이후 경질된 홍명보 감독을 대신해 9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을 준비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대한축구협회(KFA)가 모레노 감독을 시험한 뒤 2027 아시안컵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2025년 9월 러시아에서 소치 감독을 맡았을 당시 경기 준비를 위해 '챗GPT'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비판받았다. 그러나 모레노 감독은 이러한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모레노 감독은 논란이 커지자 "난 경기 준비나 선발 라인업 결정, 선수 선발을 위해 어떤 AI 도구도 사용한 적이 없다.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성적 부진으로 소치와 계약을 해지한 뒤 스페인 '마르카'에 공개 서한을 보내 해명하기도 했다.
모레노 감독은 소치와 결별한 뒤 약 1년간 휴식을 취하다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A대표팀 공개 채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모레노 감독에게 주어진 경기는 일단 6경기. 그는 9~10월 평가전 4연전과 11월 평가전 2연전을 포함해 총 6경기를 지휘하며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여기서 합격점을 받으면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될 수도 있다.
한국 축구는 모레노 감독의 전술적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가 빠르게 경험 많은 사단을 꾸려왔다는 점도 플러스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모레노 감독은 이미 한국 축구에 관해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었다.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대표팀을 향한 열의도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3년 전에도 한국과 연결되기도 했다. 당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임을 찾던 KFA가 그를 눈여겨봤던 것. 다만 실제 제안이나 협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깜짝 선임됐다. 이번엔 모레노 감독이 직접 한국 대표팀의 문을 두드리면서 기회를 얻게 됐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모레노 감독 선임이다. 그의 최대 강점은 역시 데이터 분석력과 전술 능력이다. 모레노 감독 스스로 "내 축구선수 및 감독 경력은 데이터와 영상 분석에서 시작됐다. 그것이 나의 전문 분야였고, 경력 초기에 나를 차별화한 부분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 감독 대행 시절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 전술로 7승 2무를 거두며 주목받았다. 그는 2019년 자녀의 희귀암 진단으로 물러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잠시 대신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으로부터 유로 2020에 참가하기 위해 자신의 감독직을 '가로채려' 했다며 배신자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이후로는 아쉬운 모습만 보였다. 모레노 감독은 프랑스 AS 모나코에서 7개월 만에 경질됐고, 2021년엔 스페인 그라나다에 부임했으나 마찬가지로 한 시즌을 채우지 못했다. 가장 마지막 커리어였던 러시아 소치에서도 팀의 강등과 승격을 함께한 뒤 2025-2026시즌 1무 6패에 그친 끝에 사실상 경질됐다.
챗GPT 논란도 이때 불거졌다. 안드레이 오를로프 디렉터는 모레노 감독이 선발 명단과 선수 영입 등 모든 과정에서 AI에 의존했다고 폭로했고, 소치 회장 역시 "모레노는 자신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데리고 있는 것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선수들이 모든 걸 알아서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모레노 감독은 번역에만 사용했을 뿐 해당 의혹은 모두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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