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작은 거인’ 김지찬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뽐냈다. 홈런 하나가 부족한 사이클링 히트급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의 7연승을 이끌었다.
김지찬은 지난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삼성은 롯데를 8-5로 꺾고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김지찬은 중견수 방면 2루타를 터뜨리며 선취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5회에는 중전 안타를 때려 다시 한번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하이라이트는 6회였다. 삼성이 4-2로 앞선 2사 만루. 롯데는 선발 박세웅을 내리고 현도훈을 투입했지만 김지찬의 방망이를 막지 못했다.
김지찬은 현도훈의 초구 컷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로 연결했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7-2로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 방이었다.
김지찬은 “좌완 투수가 올라올 줄 알았는데 우완 투수가 올라왔다. 그냥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실투가 들어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홈런만 나왔다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하지만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먼저였다.
그는 “매 경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1승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이길까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이길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리드오프로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역할뿐만 아니라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김지찬은 “제가 찬스 때 타점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다음 타자들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 어떻게든 투수와 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찬의 가치는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뒤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로 자리 잡았다.
‘수비를 잘한다는 칭찬이 더 반가울 것 같다’는 말에 김지찬은 이종욱 외야 수비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종욱 코치님과 노력도 많이 했기 때문에 그게 플레이에서 나올 때마다 뿌듯하다”며 “사실 더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이 끝나면 캠프 때 코치님과 이야기한 게 있어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더 좋은 외야수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찬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대표팀 차출 기간 동안 삼성 전력에서 빠져야 하지만 팀 동료들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다.
그는 “제가 8경기 빠지던데 우리 외야수가 워낙 좋기 때문에 동료들을 믿는다. 저는 제게 주어진 부분에 최선을 다하면 어디서든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2위 KT 위즈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7연승을 달리고도 두 팀의 격차는 불과 0.5경기다. 그러나 김지찬은 경쟁팀의 결과보다 팀 승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형우 형의 말씀대로 다른 팀이 못하길 바라지 않고 우리가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더 집중도 잘 된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KT에는 김지찬과 같은 1번 타자이자 중견수로 활약하는 최원준이 있다.
김지찬은 최원준과 비교하자 “원준이 형은 저보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야구할 때 원준이 형은 거의 신적인 존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잘했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많이 가까워졌는데 정말 야구 생각도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하고 노력도 많이 하는 형이다. 좋은 대우를 받고 KT에 가서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뭔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고 정말 보기 좋다”고 덧붙였다.
개인 기록보다 1승을 먼저 이야기하고, 자신의 수비보다 코치와 함께한 노력을 강조했다. 0.5경기 차로 쫓아오는 경쟁팀을 의식하기보다 “우리가 잘하면 된다”고 했다.
홈런 하나가 부족했던 사이클링 히트보다 김지찬에게 더 중요했던 건 삼성의 7번째 연승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