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로베르트 모레노(49·스페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에 대해 "국가대표팀의 실질적인 전력 강화를 가져올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계약 기간인 올해 11월까지 6경기 지휘 이후 평가가 좋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한 플랜B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했다.
현영민 위원장은 4일 대한축구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레노 감독 선임 과정 등을 소개했다. 현 위원장은 사상 첫 A대표팀 감독 공개 채용 과정을 전력강화위원장으로서 이끌었고, 대면 면접 당시 스페인으로 직접 출국해 모레노 감독 등과 직접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선임 절차까지 마무리했다.
현영민 위원장은 이번 A대표팀 감독 최초의 공개 채용에 배경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절차적 정당성이 선명하게 보이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국민 여러분께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에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에 맞춰 공개채용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외부적으로 최적의 감독을 모시는 데 있어서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고, 실제 전형을 진행하면서 축구적 환경에선 어려움이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며 "예를 들어 감독 지원자는 매우 훌륭한데 함께 지원한 코칭스태프의 지원 자격 미달로 서류에서 탈락한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직접 스페인으로 이동해 모레노 감독 등 코치진과 만난 현영민 위원장은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열의, 태도, 진정성 등을 파악했다. 모레노 사단은 이런 점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바로 팀을 맡겨도 되겠다는 확신도 줬고, 계약 즉시 일을 시작할 정도로 대단한 열의를 보여줬다. 한국에 거주하면서 대표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열정도 보여주신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다만 모레노 감독은 9~10월 평가전 4연전, 11월 평가전 2연전 등 올해 A매치 6경기만 지휘하는 '임시 사령탑'이고, 계약 기간 역시 11월 27일까지다. 이 과정에서 평가가 좋아야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도 지휘할 수 있다. 현영민 위원장은 정식 감독이 아닌 임시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 차기 회장 선거제도를 언급하면서 '새 회장 체제'에서 정식 감독을 따로 선임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영민 위원장은 "전강위 내부에서도 아시안컵을 앞두고 정식 감독을 모시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면서도 "현재 회장 선거제도 개선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물리적으로 아시안컵 엔트리 제출은 11월 말까지는 진행돼야 한다. 모레노 사단이 6경기를 잘 진행해 아시안컵에서도 지휘봉을 잡는 것이 축구협회의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모레노 사단의 6경기 평가가 좋지 못할 경우다. 관련 질문이 나오자 현영민 위원장은 "(모레노 감독 체제로) 6경기 잘 치르고 아시안컵까지 갈 수 있는 방향이 설정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모레노 감독도 잘 알고 있다. 11월 27일까지가 계약이고, 아시안컵 연장은 축구협회 판단에 달려 있다. (모레노 사단이) 좋은 평가를 받고 아시안컵까지 이끌어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결국 현영민 위원장은 모레노 사단의 평가가 좋지 못할 경우에 관한 질문에 '좋은 평가를 받아 아시안컵까지 지휘해 주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밝히는 데만 그쳤다. 전력강화위원장으로서 '아시안컵 조건부 지휘' 조건으로 모레노 감독 선임을 주도하고도, 결과적으로 모레노 체제가 실패할 경우 이후 상황에 대해선 어떠한 설명도 더하지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