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국에서 3개월만 머물렀지만 에릭 라우어(31·LA 다저스)는 우승 반지를 손에 넣는 행운을 누렸다. 지난 2024년 8월 당시 리그 1위 KIA 타이거즈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까지 함께한 라우어는 그때 받은 우승 반지를 지금도 애장품으로 간직하고 있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배트보이스’에 공개된 다저스 선수단 인터뷰에서 라우어는 소장 중인 스포츠 기념품에 대해 “한국에서 우승했을 때 받은 반지가 있는데 정말 멋지다.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 중 하나다. 2024년에 마지막 3개월 정도 한국에 있었다. 거기 가서 우승을 하고, 반지도 받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에 이어 이제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노린다.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아깝게 반지를 놓친 라우어는 올해는 ‘최강팀’ 다저스로 시즌 중 트레이드돼 또 다시 반지 수집 기회를 잡았다.
다저스는 5월 중순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하자 토론토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라우어를 현금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이적 후 라우어는 14경기(12선발·72이닝) 7승2패 평균자책점 4.50 탈삼진 46개로 반등하며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잘 채웠다. 라우어가 던진 14경기에서 다저스는 11승3패로 승률(.786)이 무려 8할에 육박했다.
그러나 스넬과 글래스노우가 차례로 부상에서 돌아오고, 사이영상 2연패 투수 타릭 스쿠발이 트레이드로 영입되면서 라우어의 임시 선발 임무도 끝났다. 지난 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3이닝 7실점 패전으로 무너진 뒤 다음날 왼쪽 팔꿈치 염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는데 결국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됐다.
다저스는 1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을 앞두고 무릎과 이두근 통증을 안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를 부상자 명단에 등재한뒤 외야수 호수에 데폴라를 콜업하며 40인 로스터에 넣었다. 데폴라의 40인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라우어가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정규시즌이 3주 남은 시점에서 사실상 시즌 아웃된 것이다.
‘캘리포니아 포스트’는 ‘지난 3일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를 때만 해도 라우어는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부상 상태와 데폴라를 위해 40인 로스터를 비워야 했던 다저스의 갑작스러운 필요성이 맞물려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면서 라우어는 월드시리즈 종료 이후까지는 복귀할 수 없게 됐다. 다저스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아주 작은 희망마저 깨졌다. 라우어가 건강을 유지했더라도 가능성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2일 경기 후 라우어에 대해 “선발로 던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투구 프로그램의 중간 단계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충분치 않다. 불펜도 역할이 거의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구위형 투수가 아니다 보니 불펜에서 쓰임새가 떨어지는 라우어를 가을야구에 안고 가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냉정하게 다저스에서 라우어는 ‘시한부’ 선수였다. 부상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쓰이는 임시방편 투수였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다저스가 지구 1위를 질주하는 데 있어 라우어의 활약을 간과할 수 없다. 라우어도 다저스 생활에 크게 만족하며 팀에 남고 싶은 의지를 보였고, 다저스도 이를 존중해 트레이드 마감일에 라우어를 잔류시켰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라우어의 효용 가치는 거의 다했고, 결국 이렇게 시즌 아웃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그래도 다저스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시즌 후 FA로서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로스터에 들지 못해도 다저스가 또 정상에 등극하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손에 넣을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