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워에 자물쇠 걸고 빌었는데…” 꿈처럼 태극마크 단 17세 포수, 다음 꿈은 ‘드래프트 1R’

OSEN 제공
2026.09.13 13:40
한규민과 전영훈은 18세 이하 야구 국가대표팀에 2학년 배터리로 발탁되어 국제 무대를 경험했다. 두 선수는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며 경기 관리 방법과 기술적인 부분들을 배우는 값진 시간을 보냈다. 전영훈은 내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포수 중 가장 먼저 지명되는 것을 목표로 피지컬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OSEN=손찬익 기자] 투수 한규민(17·대전고)과 포수 전영훈(17·세광고)은 18세 이하(U-18) 야구 국가대표팀의 ‘2학년 배터리’다. 3학년이 주축인 대표팀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무대를 경험하며 1년 뒤를 준비하고 있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 대만과의 조별리그, 일본과의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을 제외한 3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2일 대만 타이베이의 대표팀 숙소에서 만난 한규민과 전영훈은 서로 장난을 주고받는 영락없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야구와 미래를 이야기할 때는 사뭇 진지해졌다.

서로를 바라보는 평가부터 후했다. 한규민은 “대표팀에 오기 전 같은 학년에 잘하는 포수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여기 와서 제대로 알게 됐다”며 “영훈이가 체격은 크지 않지만 포수로서 안정감이 크다. 프레이밍도 형들 못지않게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영훈도 “규민이와 언젠가는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며 “좌타자 입장에서 규민이의 슬라이더와 스위퍼는 등 뒤에서 돌아 들어오는 듯한 각이라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둘 모두 대표팀 발탁은 처음이다. 그만큼 태극마크를 향한 간절함도 컸다.

한규민은 “올해 초 하현승(18·부산고) 형에게 ‘이 정도로 던지면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그때마다 애매하게 답해서 사람을 미치게 했다”고 웃으며 “정말 대표팀에 오고 싶었다. 발탁된 뒤 가장 먼저 축하 연락을 해준 것도 현승이 형이었다. 부모님은 저보다 더 기뻐하셨다”고 했다.

전영훈에게는 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2학년부터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 발탁’을 꿈꿨다.

그는 “청룡기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짐을 챙겨 나가려는데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었다. 부모님이 모두 오셔서 안아주시고 축하해주셨다”고 떠올렸다.

이어 “올해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세광고 주장 황동민 형과 남산타워에 가서 자물쇠를 걸며 대표팀에 뽑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며 “정말 말하는 대로, 꿈은 이뤄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프로 진출을 앞둔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도 두 선수에게는 값진 공부다.

하현승과 같은 방을 쓰는 한규민은 “현승이 형과 야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경기 후 관리 방법이나 그날 투구에 관해 물어보면 잘 알려준다”고 했다.

전영훈에게는 포수 선배 원지우(18·강릉고)가 든든한 멘토다.

그는 “지우 형이 정말 착하다. 경기 중 어깨를 맞았는데 오늘만 괜찮으냐고 15번 넘게 물어봤다”며 “나는 송구 정확도에 편차가 있는 편인데 지우 형은 감이 좋지 않을 때도 빠르게 밸런스를 찾는다. 그런 부분을 계속 물어보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우 형에게 많이 배워서 나도 형을 따라 프로에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역대 2학년 때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은 이듬해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주축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대표팀의 핵심인 하현승과 엄준상(18·덕수고)도 같은 길을 걸었다. 그래서 한규민과 전영훈에게 이번 대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한규민은 “이번 대표팀에 내가 잘해서 뽑혔다는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계속 나를 낮추면서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며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내년에도 대표팀에 뽑힐지는 모르는 일이다. 눈앞의 경기와 훈련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훈 역시 “실력보다는 운이 좋아서 이번 대표팀에 뽑혔다고 생각한다. 내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는 최대한 많이 배우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했다.

목표만큼은 분명했다. “겨울에 피지컬을 더 키우겠다. 그리고 내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포수 가운데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리고 싶다”.

한발 먼저 태극마크를 경험한 17세 배터리. 올해가 배움의 시간이었다면 진짜 승부는 내년부터다. /what@osen.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