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랑하는 두산 에이스, 이강철에 뜬금 화답한 사연 "극찬 너무 감사→노력 증명해 기뻐"

잠실=박수진 기자
2026.09.17 06:06
두산 베어스의 웨스 벤자민이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을 거뒀다. 벤자민은 과거 KT 위즈 시절 스승이었던 이강철 감독의 구위 발전에 대한 극찬에 대해 자신의 노력이 증명된 것 같아 기쁘다고 화답했다. 또한 그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한편 동료들의 호수비에 감사를 표하며 팀의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강조했다.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친 벤자민. /사진=박수진 기자
16일 투구하는 벤자민. /사진=두산 베어스

이번 시즌 두산 베어스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작해 '에이스'로 우뚝선 웨스 벤자민(33)이 부상 복귀 2경기 만에 승리와 함께 '옛 스승' 이강철(60) KT 위즈 감독의 호평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벤자민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값진 시즌 7승째를 거뒀다. 더구나 상대에서 등판시킬 수 있는 강한 카드인 크리스 페덱(30)을 상대로 웃었다.

경기를 앞두고 김원형(54) 두산 감독이 계획한 85구를 던진 벤자민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가 찍혔고, 평균 구속은 146km를 유지했다. 직구를 제외하고도 싱커,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위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던지며 삼성 타자들을 요리했다.

경기 후 현장 기자들과 만난 벤자민은 "오랜만에 거둔 승리라 뜻깊은 것 같다"며 "지난 등판 이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를 믿고 기다려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스프링캠프를 다시 치르는 것처럼 몸을 끌어올리는 단계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최근 이강철 KT 감독이 남긴 코멘트가 화두에 올랐다. 이강철 감독은 2022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과거 KT 소속으로 사제의 연을 맺었던 벤자민의 이번 시즌 투구를 두고 "KT 시절과 비교해 구위가 완전히 달라졌고 훨씬 더 좋은 투수가 됐다"며 아낌없는 극찬을 보냈다고 한다.

관련 질문에 벤자민은 "이강철 감독님의 말씀을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지난 한 해 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며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쇼케이스처럼 마운드 위에서 기량으로 잘 드러난 것 같아 기쁘다"고 성숙한 태도로 화답했다. 사제지간의 예우를 잊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노력과 발전에 자부심을 드러낸 벤자민은 "앞으로도 부족한 점들을 계속 보완해 나가며 더 좋은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사실 벤자민은 실력뿐만 아니라 남다른 '한국 사랑'으로도 두터운 신뢰를 받는 투수다. 과거 KT 위즈 시절이던 2023년 가을야구 무대에서 'ITAEWON(이태원)'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해 참사의 아픔을 위로했던 벤자민은 평소에도 외국인 동료들과 꾸준히 기부 활동을 펼치는 등 한국 사회와 팬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꾸준히 보여왔다. 심지어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한국어까지 구사하며 진정성 있게 다가서고 있다.

이날 그라운드 위에서 호수비를 해준 야수들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벤자민은 3회 1사 만루 위기를 지워낸 유격수 박찬호의 호수비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수비였다. 다음 타석에 너무 집중하고 있어 해당 타석이 끝난 뒤에야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외야에서 결정적 보살을 기록한 정수빈과 9회 1루수로 호수비를 펼친 강승호 등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든든한 수비 덕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곽빈을 비롯해 최민석, 박준순 등 팀의 핵심 전력들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빠진 상황에 대해서도 벤자민은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내비쳤다.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남은 선수들이 각자 1인분 이상의 몫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한 벤자민은 "원팀으로 뭉쳐 공백을 잘 메워 나갈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다졌다.

16일 삼성전 도중 호수비에 박수치는 벤자민. /사진=두산 베어스
KT 시절 벤자민의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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