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부실한 숙소 환경과 국가(國歌) 오송출, 선수단 이동 수단 차질 등 잇단 운영 미숙으로 파행을 빚자, 일본 내부에서도 "국제적 신뢰가 추락해 향후 올림픽이나 축구 월드컵 등 메가 이벤트 유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일본 스포츠 매체 '도쿄스포츠'는 21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트러블이 다발하고 있는 사태에 대해 향후 일본이 올림픽이나 축구 월드컵 등 세계적 이벤트를 유치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종합 선수촌을 짓지 않고 대체 숙박시설을 활용했다. 하지만, 선수단이 묵는 이른바 '컨테이너 호텔'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각국 선수단의 불만이 쏟아지며 개막 초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운영에서도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초보적인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지난 18일 남자 하키 경기에서는 한국 국가 연주 시간에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지는 황당한 실수가 발생했고, 19일 여자 핸드볼 경기장에서는 한국과 홍콩의 국가가 아예 송출되지 않기도 했다.
선수단 지원 체계 역시 허점을 드러냈다. 20일 남자 농구 결승 한일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훈련을 위해 배차됐어야 할 공식 버스가 오지 않아 선수단이 최종 훈련을 전면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 야구 대표팀 역시 연습장 이동 및 훈련 수속 과정에서 운영상 불협화음을 겪었다.
참가국들의 분통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인도 선수단 야다브 단장의 말을 인용해 "운영에서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일본 조직위가 사실상 책임을 방기했다"며 강도 높게 성토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일본 스포츠계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일본 올림픽 종목의 한 경기단체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사전 준비와 계획이 안이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는 일본 전체의 신용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향후 올림픽이나 축구 월드컵 등 국제적인 이벤트를 유치할 때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그동안 수많은 대규모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면서 "지금의 연쇄 파행은 그간 쌓아 올린 '브랜드'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수준이며, 사실상 외교적 결례이자 국제 문제 급의 사안"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매체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일본 스포츠계의 '흑역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원활한 대회 운영이 절실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