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0만원서 8억으로… 청년 키운 '창업기숙사'

연매출 10만원서 8억으로… 청년 키운 '창업기숙사'

황예림 기자
2026.09.22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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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학재단, 주거·사무실 제공… 지자체 연결 시장안착부터 해외 비즈니스까지 지원
도시 침수예방 솔루션 기업 '엠티스퀘어' 등 성장 큰 기여

한국장학재단 창업기숙사/그래픽=이지혜
한국장학재단 창업기숙사/그래픽=이지혜

"창업기숙사에 입주하고 1년6개월 만에 10만원이던 연매출이 8억원으로 뛰었어요. 한국장학재단이 사업에 물꼬를 터준 덕분입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해 도시 침수예방 솔루션 기업 '엠티스퀘어'를 운영하는 김시현 대표(28)는 지난해 3월 서울 중구에 소재한 한국장학재단 창업기숙사에 입주한 뒤 매출이 상승가도를 탔다고 말했다. 주거와 사무실 임대료 부담을 덜었을 뿐 아니라 한국장학재단의 홍보, 판로지원을 받아 사업이 빠르게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재단 홍보지원에 매출 10만원→8억원=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창업기숙사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창업한 대학생·대학원생에게 주거공간과 사무실을 무상제공하는 시설이다. 전기 및 수도세 등 공공요금도 매년 하나은행의 기부금으로 전액 지원된다.

창업기숙사는 2019년 10월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5개 권역에 총 19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문을 열었다. 창업인재를 발굴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교육부의 정책기조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창업기숙사 사생실(실거주공간)은 2~3인실로 구성됐으며 공동창업자가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창업기숙사에는 총 142개팀(창업기업), 195명이 입주해 있다.

초기 스타트업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기도 한다. 엠티스퀘어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수구 거름망을 A자 형태로 개선해 침수피해를 줄이는 제품을 개발했다. 주요 고객이 지방자치단체 등인 B2G(기업과 공공간 거래) 사업이지만 창업 초기에는 공공기관 담당자를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지자체 공무원과 만나는 일이었다"며 "지자체 청사를 찾아가 화장실 앞에서 직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제품을 설명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한국장학재단이 학생기업인 엠티스퀘어를 소개하는 공문을 보내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입주 후 2주 만에 해당 지자체 전체 자치구를 모두 방문해 제품을 소개할 수 있었다"며 "제품효과를 직접 설명할 기회를 얻으면서 구매검토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엠티스퀘어의 연매출은 2024년 10만원에 불과했지만 입주 이후 지자체와의 계약으로 지난해 1억5000만원으로 뛰고 올해는 8억원까지 늘었다.

◇경영전략·계약서까지 전문가 자문받아=입주생 모두에게 제공하는 창업자문 프로그램도 기업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창업자문은 법률·지식재산권·투자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입주생들을 밀착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 창업기숙사 입주기업인 '그리닝'의 공동창업자 오수진 CSO(최고전략책임자·23)는 창업자문을 통해 사업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닝은 6년근 홍삼 부산물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다칸토'를 운영한다. 오 CSO는 한국외대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친구 2명과 함께 그리닝을 창업한 뒤 2024년 3월 창업기숙사에 입주했다.

그리닝 역시 입주 당시에는 매출이 8200만원 규모였지만 지난해 3억2000만원으로 성장했다. 자문위원이 선물 구매 중심인 보디케어보다 고객과 관계형성에 유리한 스킨케어 중심으로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해준 덕이다. 올해 목표매출은 5억원이다.

수출도 지원한다. 창업기숙사 입주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스타트업 캠프' 참가기업에 선정되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세계적 규모의 기술 및 창업 관련 행사인 '스위치'(SWITCH)에서 현지 바이어와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비즈니스 미팅의 기회가 제공된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체류비용도 한국장학재단이 전액 지원한다.

오 CSO는 "평소 다칸토의 가격대가 높아 동남아 진출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싱가포르 경험으로 충분히 소비층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후 중국 4000만원, 대만 1000만원의 수출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박창달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창업기숙사는 청년창업가들이 도전과 실패를 배우며 성장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창업의 첫 번째 선택지이자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창업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창업지원을 대폭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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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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