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지 말라더라" 결승타 치고도 고개 숙였던 김도영, 금메달 목에 걸고 '가슴 펴고 당당하게 왔다' [인천공항 현장]

인천국제공항=김동윤 기자
2026.09.29 00:05
김도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회 기간 중 부상과 부진으로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주변의 만류에 당당하게 귀국 소감을 밝혔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결승타를 기록하며 한국의 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에 기여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김도영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결승타를 때리고도 자신에게 쉽게 만족하지 못했던 김도영(23·KIA 타이거즈)이 하루가 지나서야 주변의 만류에 자책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김도영은 28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어제(27일)는 사실 그 심정(자책했던 마음)이 맞았다. 그런데 자책하지 말라는 사람이 많아서 이제는 자책하지 않고 가슴 펴고 당당하게 들어왔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김도영에게 이번 대회까지 이어진 2주는 유독 길었다. 지난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하다 타구에 얼굴을 맞아 비골 골절 진단을 받았고 다음 날 골절정복술을 받았다. 아시안게임 출전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해 사흘 만에 실전으로 돌아왔고 정상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막상 태극마크를 달자 방망이가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김도영은 이번 대회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50(24타수 6안타), 4타점 5득점 2볼넷 8삼진, OPS(출루율+장타율) 0.666을 기록했다. 조별리그 대만·홍콩·태국전과 슈퍼라운드 중국전에서 각각 안타 하나씩을 기록했지만,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한국도 일본에 0-5로 완패했다.

김도영은 "솔직히 나는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부담이었다'고 말하고 싶은 게 사실 그것밖에는 이유가 없을 것 같다"라며 "아직 그 정도를 이겨내지 못하는 실력인 것 같다"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김도영이 27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확정한 뒤 자신의 SNS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김도영 SNS 갈무리

그래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결국 김도영이 해냈다. 김도영은 이틀 만에 다시 일본을 만난 결승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회초 1사 1루에서는 슈퍼라운드에서 한국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던 히구치 신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1-1로 맞선 8회초 2사 1, 3루에서는 빠른 강습 타구로 적시타를 만들었다. 한국에 2-1 리드를 안긴 결승타였다. 한국은 문보경(26·LG 트윈스)의 적시타까지 더해 일본을 3-1로 꺾고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했다. 김도영은 결승타를 치고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음에도 이날 새벽 자신의 SNS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금메달로 끝났지만, 김도영은 힘들었던 시간을 굳이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았다. 그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런 슬럼프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면서도 "지나고 나니까 또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냥 후회스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부족하다는 걸 많이 배웠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배웠다"며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런 실패가 없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도영은 다시 KIA 김도영으로 돌아간다. 4위 KIA는 1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3위 LG 트윈스와 2경기 차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고 있다. 김도영은 "몸 상태는 충분하다. 처음부터 리셋하고 감을 빨리 올리는 게 목표다. 시간은 충분할 거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김도영(오른쪽)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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