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판정이 나기 전까지는 인플레이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야구 현장의 지도자와 해설위원들이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다. 파울이냐 페어냐, 아웃이냐 세이프냐 등에 대한 심판 판정이 늦거나 혹은 처음에 선언이 되더라도 나중에 바뀔 수 있으니 일단 정상적인 수비나 주루 플레이를 하고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비디오 판독이 도입돼 판정 번복이 자주 이뤄지는 요즘에는 더욱 잊지 말아야 할 '야구의 기본'이다.
9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LG 트윈스의 경기에서도 이런 원칙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SSG가 0-3으로 뒤진 8회말 공격. 1사 후 정준재가 상대 투수 고우석에게서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다음 타자는 에레디아. 고우석의 초구가 에레디아의 배트 노브와 왼손 부근에 맞았다. 공은 처음엔 1루 파울라인 밖으로 구르더니 베이스 근처에서 페어로 바뀌었다.
몸에 맞는 볼인지, 배트에 맞은 것인지에 대한 구심의 정확한 콜은 나오지 않은 상황.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육안으로는 판단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때 LG 1루수 문정빈(23)은 '기본'을 지켰다. 페어 지역으로 들어온 공을 잡아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2루 쪽으로 송구했다. 뒤늦게 2루로 향한 1루주자 정준재는 2루수 구본혁에게 태그를 당했다. 에레디아는 손에 받은 충격으로 타석 근처에 머물러 있었다.
오훈규 구심과 박기택 1루심이 만나 상의한 끝에 최종 판정이 발표됐다. "방망이에 맞고 페어볼입니다. 그래서 플레이를 해서 베이스를 먼저 밟고 2루에 던져 태그를 했기 때문에 더블 플레이가 되겠습니다."
이숭용 SSG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심판에게 항의 겸 문의를 했으나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이닝은 그대로 종료됐다.
LG는 이날 9회말 마무리 손주영의 난조로 충격적인 3-4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기본'을 잊지 않은 문정빈의 플레이는 충분히 빛났고 칭찬을 받을 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