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000만명이 넘는 국민과 섬 주민이 이용하는 연안여객선의 출항 전 안전점검에서 선장 등 핵심 운항자의 음주 여부를 음주측정기가 아닌 단순 ' 육안 ' 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점검 주체인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 실시한 출항 전 안전점검에서는 지난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음주운항 적발이 단 한 건도 없었다. 현행 점검 방식이 사실상 '형식적 무사통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연안여객선 누적 수송인원은 총 7456만명을 넘어섰다. 2026 년 7월 기준(727만명)까지 포함하면 누적 이용객은 8184만명에 달한다.
공단은 여객선 안전운항을 위해 출항 전 선장·기관장 등과 함께 기상 상황, 항해·통신장비, 구명·소화설비 등과 더불어 승무원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공단이 실시한 출항 전 안전점검 횟수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36만3496회였으며 2026년 7월까지 누적 39만4555회에 이른다.
그러나 수많은 승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운항자의 음주 여부 점검은 형식적인 점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여객선 안전관리지침' 상 출항 전 점검표에는 '선원이 알코올을 음용하지 않았는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세부 요령에는 조타기를 직접 조작하거나 지시하는 자에 한해 '육안점검 등 시행'으로만 명시돼 있다.
특히 객관적인 호흡측정 장비를 활용한 의무 검사 절차가 전무한 탓에 점검관의 주관적 시각이나 판단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
현행 '해상교통안전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을 명백한 '술에 취한 상태'로 규정하고 해당 상태에서의 조타 및 조타 지시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통상 성인 기준 소주 한두 잔만 마셔도 도달하는 수치로 육안 식별이 불가능에 가까움에도 출항 전 사전 스크리닝이 전혀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40만회에 육박하는 점검 동안 단 1건의 음주 적발도 나오지 않은 기형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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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이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10년간 여객선 음주운항 적발 현황에 따르면 적발 건수는 △2016년 2건 △2019년 1건 등 총 3 건에 불과했다. 특히 이들 3 건 중 2 건은 해경의 자체 단속이 아닌 신고 · 제보를 통해 적발된 사례로 확인되면서 여객선 음주운항에 대한 선제적 단속이 사실상 전무했던 셈이다. 이에 여객선 운항자의 음주 여부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도록 단속과 출항 전 점검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윤 의원은 " 연안여객선은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도서 지역 주민들에게는 유일한 '대중교통 버스' 역할을 하는 핵심 이동 수단 "이라며 "수백 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선장과 항해사의 음주 여부를 객관적 측정 장비도 없이 '눈대중'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약 40만 차례에 달하는 출항 전 점검에서 단 한 건의 음주 적발도 없었다는 것은 바다가 완전히 안전해서가 아니라 육안 점검이라는 허술한 방식 탓에 걸러내지 못한 결과"라며 "해상 사고는 경미한 운항 과실도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로 번지는 만큼 해양교통안전공단과 해수부는 출항 전 기계식 음주측정을 의무화하고 구체적인 점검 이력 관리 기준을 조속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