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해리 케인(33, 바이에른 뮌헨)이 마침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인정받았다. 잉글랜드 선수로는 25년 만에 발롱도르를 품에 안았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도 주요 개인상을 휩쓸며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섰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프랑스 풋볼이 공동 주최하는 '2026 발롱도르' 시상식이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팔라디움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70회를 맞이한 발롱도르 시상식이 런던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최고의 영예인 남자 발롱도르는 케인에게 돌아갔다. 케인은 2001년 마이클 오언 이후 25년 만에 발롱도르를 수상한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케인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골잡이로 성장했다. 특히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호흡을 선보였다.
개인적인 활약과 별개로 우승 트로피와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뛰어난 득점력을 갖추고도 주요 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서 '무관의 제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었다.
변화는 2023년 찾아왔다. 케인은 오랜 기간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새로운 무대에서도 득점력은 여전했다. 그는 뮌헨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으며 유럽 최고의 골잡이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굳혔다.
특히 2025-2026시즌은 압도적이었다. 케인은 소속팀과 잉글랜드 대표팀을 통틀어 65경기에서 73골 8도움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에서 36골을 몰아쳤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4골을 터뜨렸다.
바이에른은 케인의 활약을 앞세워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독일 슈퍼컵을 제패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잉글랜드 주장으로 참가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6골을 기록하며 조국의 3위 달성에 힘을 보탰다.
케인은 이러한 득점력을 인정받아 이날 최고의 골잡이에게 수여하는 게르트 뮐러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2024년 킬리안 음바페와 공동 수상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득점력을 인정받았다.
케인은 수상 소감에서 자신을 도운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를 전했다. 많은 골을 기록하는 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불가능하다며 주변 사람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내 케이트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게르트 뮐러 트로피에 이어 발롱도르까지 차지하면서 케인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이자 선수로 인정받았다.
케인이 발롱도르의 주인공이었다면, 다른 주요 개인상에서는 스페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최고의 지도자에게 수여하는 요한 크루이프 트로피를 차지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지난여름 북중미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첫 경기 카보베르데와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후 승리를 이어가며 포르투갈과 벨기에,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을 꺾고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특히 4강 프랑스전과 결승 아르헨티나전에서 보여준 경기 운영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스페인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도 빠른 역습을 활용했고, 대회 8경기에서 단 1실점만 허용하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2023년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UEFA 유로 2024 우승에 이어 월드컵 우승까지 달성했다. 스페인은 월드컵 이후에도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42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웠다.
2024년 신설된 올해의 감독상은 앞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차지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았다.
스페인의 차세대 슈퍼스타 라민 야말(19, 바르셀로나)도 시상식의 주인공 중 하나였다.
야말은 21세 이하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코파 트로피를 차지했다.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수상이다.
지난 시즌 야말은 바르셀로나에서 공식전 57경기에 출전해 20골 20도움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의 라리가와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에 기여했고,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다.
코파 트로피 순위에서는 야말의 바르셀로나 동료 파우 쿠바르시가 2위에 올랐다.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3위, 르나르트 칼이 4위, 얀 디오만데가 5위에 자리했다.
골키퍼 부문에서도 스페인의 강세가 이어졌다. 아틀레틱 빌바오의 우나이 시몬(29)이 남자 최고의 골키퍼에게 수여하는 야신 트로피를 받았다.
시몬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골문을 지키며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월드컵 무실점 연속 시간을 650분까지 늘리며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발테르 젱가가 세운 종전 기록 517분을 넘어섰다.
지난 시즌 공식전 62경기에서 22차례 클린시트를 기록한 시몬은 다비드 라야(아스날),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등을 제치고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았다.
이로써 스페인은 남자 올해의 감독상과 코파 트로피, 야신 트로피까지 주요 개인상 세 부문을 차지했다. 월드컵 정상에 오른 성과가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이어진 셈이다.
한편 남자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스페인 선수들이 아닌 케인이었다. 2025-2026시즌 압도적인 득점력과 소속팀에서의 우승,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은 케인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개인상을 품에 안았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