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21년 역사상 최초로 외국국적동포 선수가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영예를 안았다. 미국 UCLA 출신 세터 오드리 박(24·한국명 박혜린)이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는다.
IBK기업은행은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오드리 박을 지명했다.
올해 드래프트는 시작부터 흥미진진했다. 지난 시즌 최종 순위 역순에 따라 정관장 35%, SOOP 30%, IBK기업은행 20%, 흥국생명 8%, 현대건설 4%, 한국도로공사 2%, GS칼텍스 1%의 확률로 지명 순서 추첨이 진행됐다.
추첨 결과 IBK기업은행이 20%의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거머쥐었다. 이어 SOOP이 2순위, 현대건설이 3순위, 한국도로공사가 4순위로 결정됐다. 특히 당첨 확률이 각각 4%, 2%에 불과했던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의 구슬이 잇달아 나오자 행사장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정관장은 5순위, 흥국생명은 6순위, GS칼텍스는 7순위였다.
그러나 전체 1순위 지명에서는 이변이 없었다. IBK기업은행의 마나베 마사요시(63)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오드리 박의 이름을 호명했다.
오드리 박은 2002년 4월 18일생으로 신장 180㎝의 미국 출신 장신 세터다. 미국 명문 UCLA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했고, 이후 미국 프로배구 메이저리그배구(MLV) 콜럼버스 퓨리에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미국 대학배구와 프로 무대를 모두 경험한 선수가 한국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V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지명은 V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OVO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외국국적동포 선수의 신인드래프트 참가를 처음으로 허용했다. 국내 유망주 자원의 감소에 대응해 선수 수급 기반을 넓히고,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취지였다.
참가 대상은 부모 중 최소 1명이 과거 한국 국적을 보유했거나 현재 한국 국적자인 외국 국적 선수다.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하면 국내 선수와 동일한 대우를 받지만, 입단 후 6년 이내에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구단은 시즌당 외국국적동포 선수 1명을 선발할 수 있으며 최대 2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첫해에는 오드리 박과 캐나다 온타리오 테크대학 소속 아웃사이드 히터 애너벨 박(17·한국명 박주은)이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중 오드리 박이 첫 번째 외국국적동포 지명 선수이자 전체 1순위라는 기록까지 동시에 세웠다.
올해 여자부 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예정자 50명, 대학 재학생 6명, 외국국적동포 선수 2명 등 총 58명이 참가했다. U-18 대표 출신 유다은(18·근영여고)과 정가영(17·일신여상), U-21 대표 출신 오세인(20·중앙여고) 등 국내 유망주들도 프로 구단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정관장은 트레이드를 통해 확보한 흥국생명의 1라운드 지명권까지 보유하고 있어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두 명의 신인을 지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