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가 타구에 맞아 병원으로 향하는 악재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창단 첫해부터 돌풍을 일으킨 울산 웨일즈가 9회말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로 2026 울산-KBO 폴리그(Fall League) 결승에 진출했다.
울산 웨일즈가 3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준결승에서 9회말 김성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KIA를 2-1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3시간 가까이 팽팽하던 승부의 실이 끊어진 건 울산이 0-1로 지고 있던 9회말이었다. 1사에서 김수인의 땅볼 타구를 잡은 유격수 차상현의 1루 송구가 높게 향하면서 출루가 이뤄졌다. 대주자 최재영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박문순이 볼넷을 골라 1사 1, 2루가 됐다. 이어 박제범이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때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1, 3루 찬스에서 대타 김성균이 크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그 공이 중견수 글러브에 잡혔으나, 3루 주자가 홈을 밟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일본인 원투펀치의 위력투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발 오카다 아키타케는 최고 시속 150km 빠른 공을 던지며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으나, 4회 황대인의 적시타 때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즉시 교체됐다. 성적은 3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다행히 병원 검진 결과 골절 소견은 없었다.
뒤이어 등판한 나가 타이세이가 5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박문순이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김서원도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KIA는 경기 내내 풀리지 않는 타선에 고전했다. 리드오프 곽동효가 4타수 2안타, 황대인이 선제 적시타를 때리는 등 5안타에 그쳤다. 선발 투수 윤영철의 호투는 고무적이었다.
지난해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올해 8월 복귀한 윤영철은 이날 5⅔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에 불과했지만, 총 90구 중 스트라이크가 64개에 달할 정도로 정교한 제구력을 보여주며 울산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좌우를 활용한 코너워크로 포심 패스트볼(46구), 체인지업(18구), 슬라이더(10구), 커브(8구), 커터(8구) 등을 던져 매 이닝 타자들로부터 헛스윙을 끌어냈다.
이번 경기는 예선 2위 울산과 3위 KIA의 맞대결이다. 울산은 올해 처음 참가한 KBO 퓨처스리그에서 남부리그 1위를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한 신생 시민구단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예선 8경기에서 5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KIA는 예선 마지막 날 삼성 라이온즈를 7-3으로 꺾고 3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승리하는 팀은 앞선 준결승에서 LG 트윈스를 4-2로 꺾은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 롱비치 코스트와 3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우승을 다툰다.
이날 울산은 박문순(2루수)-신준우(유격수)-김서원(우익수)-하재훈(지명타자)-예진원(좌익수)-노강민(1루수)-김시완(중견수)-송현준(포수)-배영빈(3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 출신 오카다 아키타케였다.
이에 맞선 KIA는 곽동효(중견수)-박헌(우익수)-박상준(1루수)-황대인(지명타자)-이영재(좌익수)-신명승(포수)-차상현(유격수)-황석민(2루수)-박종혁(3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좌완 윤영철이었다.
경기 초반은 양 팀 선발 투수의 호투가 이어졌다. 오카다는 1회초 마지막 타자를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황대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영재를 3루 땅볼, 신명승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수비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3회초 선두타자 차상현이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으나, 황석민의 번트 시도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연결됐다. 이어 박종혁을 2루 땅볼로 돌려세운 오카다는 곽동효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윤영철은 1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예진원을 유격수 뜬공, 노강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2,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6회말에도 1사 1, 3루 위기에서 노강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사 2, 3루에서 구원 등판한 장재혁이 김시완을 삼진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KIA였다. 4회초 선두타자 박헌이 오카다의 몸쪽 낮은 공을 걷어 올려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포일과 폭투를 틈타 3루까지 진루한 박헌은 황대인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황대인의 강습 타구는 오카다의 손을 맞고 뒤로 굴절돼 중견수 앞으로 향했다. KIA의 1-0 리드.
울산에는 예상치 못한 악재도 찾아왔다. 황대인의 타구에 손가락을 맞은 오카다가 더는 투구를 이어가지 못하고 나가 타이세이(27)와 교체됐다. 울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오카다는 정확한 부상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검진을 받기로 했다.
이후에도 팽팽한 1점 차 접전이 이어졌다. 울산으로서는 6회말 찬스가 가장 아쉬웠다. 1사에서 하재훈과 예진원이 연속 우전 안타로 1, 3루를 만들었다. 윤영철이 노강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예진원이 2루 도루에 성공해 2사 2, 3루가 됐고 끝내 윤영철이 강판당했다. 그러나 구원 등판한 장재혁이 김시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팽팽한 1-0의 균형이 유지됐다.
이로써 창단 첫해 KBO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1위에 올랐던 울산은 폴리그에서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3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11경기 무패(9승 2무)를 기록 중인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 롱비치 코스트와 우승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