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또 한 번 불명예 기록을 작성했다.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고도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이클 캐릭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9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26~2027시즌 EPL 10라운드 홈경기에서 4-4로 비겼다.
이로써 맨유는 1승5무4패(승점 8)를 기록하며 리그 18위에 머물렀다.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으로 내려가는 강등권이다. EPL에서는 20개 팀 가운데 18~20위가 2부로 강등된다. 맨유는 지난 8월 30일 입스위치 타운전 승리 이후 리그 8경기 연속 무승(5무3패)의 부진도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난타전이었다. 맨유의 출발은 최악이었다. 전반 시작 4분도 지나지 않아 무려 2골을 내줬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빌라의 알리송 에드워드가 맨유 골키퍼 세네 라멘스의 다리 사이로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수비가 정비되기도 전에 추가 실점까지 나왔다. 전반 4분 라멘스가 알리송의 슈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흘러나온 공을 니콜라 잭슨이 밀어 넣었다.
이 과정에서 맨유는 새로운 불명예 기록까지 남겼다. AP통신에 따르면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시작 3분 42초 만에 0-2로 끌려갔다. 이는 맨유가 EPL 경기에서 두 골 차로 뒤지기까지 걸린 시간 중 구단 역사상 가장 짧은 기록이었다.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는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매체는 "맨유 팬들은 경기 전부터 글레이저 가문과 짐 랫클리프를 향해 구단 매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며 "경기 초반부터 2골을 허용하자 분노는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맨유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6분 마테우스 쿠냐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부바카르 카마라의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한 골을 만회했다.
이어 전반 44분에는 유리 틸레만스가 누사이르 마즈라위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두 골을 허용했던 맨유는 2-2로 균형을 맞추며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또다시 무너졌다. 후반 3분 디오구 달로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알리송에게 반칙을 범했다. 빌라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존 맥긴이 이를 성공시키며 3-2로 다시 앞서갔다.
불과 5분 뒤에는 빌라의 베테랑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추가골을 넣었다. 맨유 수비진이 상대 프리킥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스코어는 다시 2-4. 맨유는 두 골 차 열세에 놓이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맨유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2분 파트리크 도르구의 패스를 받은 조슈아 지르크제이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3-4로 추격했다.
이어 추가시간 6분에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코너킥을 도르구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극적인 4-4 동점골이었다.
올드 트래퍼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평가는 냉정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극적인 무승부에도 맨유 수비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골키퍼 라멘스를 비롯해 달로, 레니 요로의 수비 실수를 지적하며 "학생 수준의 수비였다"고 혹평했다.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캐릭 감독을 향한 압박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빌라 팬들은 캐릭 감독을 향해 "내일 아침이면 경질될 것"이라며 조롱 섞인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또 빌라 출신인 맨유 미드필더 틸레만스를 향해서는 "너는 예전에 빅클럽에서 뛰었다"고 외쳤다. 틸레만스를 조롱하는 동시에, 현재 맨유가 더 이상 빅클럽답지 못하다고 비꼬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