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림, 팬오션 530억 깎아 산다..1조80억에 계약

박준식 기자
2015.02.12 14:24

회사채 인수분 2110억→1580억 조정…유상증자분 8500억 등 본계약 체결

하림그룹이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팬오션경영권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매입키로 했다. 우선협상자로 본실사를 진행한 뒤 당초 제시가격인 1조610억원에서 530억원을 할인한 것이다.

12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윤준 수석부장판사)로부터 팬오션 인수에 관한 본계약 체결을 허가받았다. 파산부는 "앞으로 본 계약에 따라 회생계획안이 법원에 제출되면 조속히 관계인 집회를 열어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계약 체결 가격이다. 하림은 당초 JKL과 함께 팬오션 유상증자 대금 8500억원과 2110억원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약 1조61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58%를 차지하는 구조를 제안해 우선협상자가 됐다. 법원은 하림의 계획이 기업회생을 위해 충분하다고 판단해 회사의 본실사를 허가했고 한 달여의 실사와 가격재협상에 따라 실제 계약 가격은 1조80억원 가량으로 줄었다.

하림은 팬오션이 이미 보유한 33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가격할인을 요구했고 회사채로 211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던 것을 1580억원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채는 하림이 팬오션 인수에 성공하면 사내 유보자금으로도 충분히 상환이 가능한 수준이라 인수자 측에는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에서 하림이 팬오션 인수를 위해 순수하게 부담할 금액은 2400억원에 불과하다. 1700억원은 공동 인수자인 JKL파트너스가 팬오션 지분 10%를 취득하는 조건으로 납입할 예정이고 나머지 4400억원은 금융권 신디케이트론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4400억원의 인수금융 모집은 하나대투증권이 주관하며 여기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하림은 팬오션이 올해 유가하락 등의 호재를 맞아 회생절차를 거치고 나면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재편돼 EBITDA(상각 전 이익)만 3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연말께 팬오션의 부채비율은 100%이내로 줄어 우량회사로 탈바꿈할 수 있다. 거래 관계자는 "하림이 조만간 NS쇼핑의 IPO(기업공개)도 진행할 예정이라 자금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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