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2일(현지시간)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제조업수주·무역수지 등 미국 경제의 활력을 가늠케 하는 주요 지표들이 호조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달러 약세 역시 증시에 힘을 보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만큼의 고용회복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이란과 서방 간 갈등의 진원지인 핵 문제가 극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도 호재였다.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이날 이란 핵협상과 관련한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37%(65.06포인트) 오른 1만7763.24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0.35%(7.27포인트) 뛴 2066.96으로, 나스닥지수는 0.14%(6.71포인트) 상승한 4886.94로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전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세였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긴장 완화 기대감…국제 유가에는 '악재'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 등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국과 독일·P5+1)과 이란이 핵협상에 대한 잠정 합의를 마쳤으며 6월말까지 종합적인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핵 문제가 극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들과의 긴장도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스위스 로잔에 모인 협상단은 이날까지 8일 연속된 마라톤 회의를 진행해 왔다. 주요 6개국은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이란의 핵기술을 억제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다. 이란은 핵협상 타결을 자국에 가해진 무역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극적인 전기로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란 핵협상 타결은 원유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협상 타결에 힘입어 해외자본을 적극 유치하면서 유전 개발에 매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결과적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공급과잉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90% 하락한 배럴당 49.14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에서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3.50%급락한 배럴당 55.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美 제조업수주 7개월 만에 전월比 증가
미국의 제조업 수주가 시장 예상을 깨고 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달러화 강세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 약세라는 이중고를 겪는 미국 제조업계가 일말의 희망을 엿본 셈이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2월 제조업수주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초 미국의 2월 제조업수주가 0.4%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의 제조업수주는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만에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제조업수주는 지난해 8월 10.0% 감소한 이후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변동폭이 큰 운송부문을 제외한 제조업수주는 2월에 전월 대비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항공기를 제외한 2월의 비(非)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4% 감소한 것에서 소폭 호전된 것이다.
미국 제조업계는 달러 강세와 저유가로 인해 타격을 입어왔다. 중국과 유럽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 역시 미국 제조업계에 타격을 가했다.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1.5를 기록해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썼다. 제조업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위축을 뜻한다.
◇무역적자 규모 5년4개월만에 최저…경제 ‘축복’과 ‘은총’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저유가에 힘입어 5년4개월만에 최저치까지 감소했다. 수출액은 그러나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인해 2년4개월 저점까지 떨어졌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지난달 무역수지가 354억달러 적자로 집계됐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2월 무역수지가 412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무역수지 적자폭의 완화는 미국 경제에 은총이면서 저주라고 지적했다.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급감한 것은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수출액이 뚜렷하게 줄어들면서 장래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2월 수출액은 전월 대비 1.6% 감소한 186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미국은 원유 뿐만 아니라 항공기, 컴퓨터칩, 콩 등 다양한 품목들의 수출액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의 수출액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의 수입액은 4.4% 감소한 2217억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약 3년 만에 최저치다. 석유 수입 규모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펼친 것이 수입액 감소의 요인이 됐다.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전자제품, 컴퓨터, 산업용 기계 수입액 역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인들이 지출을 유예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다만 미국인들이 저렴해진 가스 가격과 고용 증가에 힘입어 소비 지출을 장래 확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9주 저점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9주 만에 최저치를 썼다. 최근 혼조세를 거듭한 고용지표가 이날 다시 개선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28일까지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6000건 증가한 26만8000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9주 만에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28만6000건)를 밑돈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고용주들이 매출 전망에 고무되면서 노동자 해고수도 줄어들었다는 게 지표를 통해 시사됐다고 풀이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어드는 것은 미국의 고용전망도 밝게 만든다. 이는 미국 경제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지출이 촉진될 수 있는 계기다.
가이 버거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증권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주간신규실업수당) 청구가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꽤 안정적"이라며 "노동시장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비농업고용지표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오토메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3월 민간고용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18만9000건으로 전날 발표됐다. 아직까지 고용시장의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시사됐다.
◇카맥스 4분기 실적 개선에 급등…'밀 가격 조작 혐의' 크래프트 푸드 급락
미국의 중고차 및 소형트럭 소매업체인 카맥스는 2월로 끝난 2014회계연도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67센트로 집계됐다는 발표에 힘입어 9% 이상 급등세로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카맥스의 2014회계연도 4분기 EPS를 60센트로 예상했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밀 가격 조작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크래프트 푸드가 1.93%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CFTC로부터 함께 제소당한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은 0.92% 상승 마감했다. CFTC는 크래프트, 몬델레즈가 2011년 12월초 선물시장에서 밀 6개월 공급분을 9000만달러에 매입한 후 밀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추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최대 제약사 막스 앤 스펜서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4.20% 상승 마감했다. 막스 앤 스펜서는 지난 3월로 끝난 2014회계연도 동일점포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시장 예상을 상회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91달러에서 97달러로 이날 상향했음에도 불구하고 0.13% 하락 마감했다.
◇비농업부문 취업 촉각에 '달러 약세'
달러화는 장중 약세를 거듭했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18분 기준 블룸버그 달러 현물환 지수는 전장보다 0.6% 하락한 1191.09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환 지수는 앞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었다. 달러/유로 환율은 1.2%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889유로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장과 큰 변화없는 119.73엔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의 초점은 오는 3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되는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취업에 맞춰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취업이 전월 대비 5만건 감소한 24만5000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5.5%가 예상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임금 상승률은 보합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취업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달러를 약세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이날 발표된 주요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호조였지만 아직까지 FRB가 금리 인상에 나설만큼 확실한 고용시장 회복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힘을 받는다.
한편, 뉴욕 금융시장은 오는 3일 성금요일을 맞아 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