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증시만 강보합을 나타내며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나홀로 약세'를 보였던 상황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외국인들이 여전히 코스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 흐름을 보이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 초입에 연이은 '서프라이즈'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그리스 우려와 중국 증시 과열 문제, 미국 4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등의 글로벌 이슈가 증시 상승을 막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증시는 횡보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21p(0.15%) 오른 2146.71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06p(0.01%) 오른 706.96을 나타냈다.
지난 주말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중국의 증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견조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낙폭을 줄였다. 오후들어 상승 하락을 반복하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85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특히 장마감 직전 동시호가에서 1000억원 가까운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또 선물시장에서도 3일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유로화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캐리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고 부양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반등도 예상돼 지수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 수준과 환율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유입에 유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6월에서 9월 전망으로 늦춰지면서 지난 3월초 2%대까지 올랐던 미국 10년물 금리가 1.8%대로 낮아졌고 4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하락 추세(원화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안정을 찾으면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기 시작했고 2분기 들어 원화강세가 나타나면서 금리와 환율 모두 캐리트레이드가 진행되기 좋은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최근 4년간 고점을 넘어선 수준인데다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이 있어 지수 자체는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리스 우려가 재협상이 예정된 6월까지는 반복될 것으로 보여 조정 빌미가 될 수 있다. 앞서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가 그리스 채무 유예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국제금융시장에 재부각된 바 있다.
중국에서도 증시 과열 방지를 위한 신용거래 규제와 펀드매니저들의 공매도 확대 방안 등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전 주말 뉴욕증시가 1%대 약세를 보였고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나타난 악재인만큼 일시적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그리스 문제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나 그리스 디폴트 등 극단적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