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협금융, 박삼구 회장 백기사로 지원 나선다

박준식 기자
2015.04.30 06:11

금호고속에 2700억, 금호산업 재인수 금융 지원키로…NH증권도 전방위 재무자문

NH농협금융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재기를 재무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 지원안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농협금융 회장을 맡았던 올초부터 내부에서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최근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합의한 금호고속 재인수 거래에 27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그간 갈등을 빚어왔던 IBK-케이스톤 PEF(사모투자펀드) 컨소시엄과 금호고속 재인수에 관한 매매금액을 4000억원으로 합의했다. 이 중 1300억원은 주식인수금으로 조달하고 2700억원은 금융권에서 차입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우선매수권을 가진 금호터미널을 통해 5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주식인수금 800억원은 PEF 운용사인 칸서스 파트너스가 조성할 프로젝트 펀드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주식 인수금 1300억원이 모이면 SPC(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2700억원을 담보차입으로 마련해 4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이 거래의 성패를 결정짓는 인수금융은 NH농협은행이 맡기로 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되찾는데 초석이 되는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서도 NH농협금융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NH농협금융의 증권 계열사인 NH투자증권 IB(투자은행)본부를 통해 금호산업 우선매수권 행사에 필요한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확약서(LOC) 형태로 지원받기로 한 것. 금호산업 재인수에 관한 재무자문 총괄은 현재 NH투자증권 IB본부장인 정영채 부사장이 맡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8일 금호산업 본입찰에서 6000억원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이 정도 금액이라면 박 회장 일가의 현재 계열사 보유지분을 담보로 금융지원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2월까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임할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임 회장은 박 회장의 재기를 돕는 것이 NH농협금융에 실리 있는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NH농협금융은 금호아시아나 회생 과정에서 갖게 된 채권이 산업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사에 비해 많지 않아 자금 지원에 따른 부담이 덜하다. 오히려 박 회장이 재기해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을 때 어려울 때 친구로 얻게 될 실익이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은 금호아시아나와 별다른 계약을 맺지 않고도 금호산업 재인수에 관한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NH농협은행은 금호고속 외에 금호산업 인수에 관한 재무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거래 관계자는 “박 회장은 현재 사재가 많지 않아 시장의 논리라면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을 되찾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국내 경제에 쌓아온 공적이 많아 여러 곳에서 도움을 얻고 있다”며 “정치권이나 금융당국도 시장의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호남지역에서 차지하는 박 회장 가문의 위치를 고려해 재기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