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내우외환에 빠졌다. 엔저 현상으로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고 메르스 확산 공포에 소비주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당분간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향후 증시 변곡점은 11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리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 보였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수출 등 경기지표는 악화되고 있고 일본 통화완화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엔저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정책 당국의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엔저에 현대차 10% 급락..메르스 우려까지 '엎친데 덮친격'=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3.73p(1.13%) 내린 2078.64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080선(종가기준)을 하회한 것은 지난 4월 9일 이후 처음이다.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주, 특히 자동차 업종에 대한 우려가 직격탄이 됐다.현대차는 이날 10.36% 급락하며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현대모비스도 8.5% 급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고기아차는 4% 하락 마감했다. 달러 강세로 엔달러환율이 124엔을 넘어서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890원대로 내려앉았다.
수출주가 약세를 보일 경우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던 내수주들도 메르스 영향에 울상을 지었다.아모레퍼시픽이 4.5% 하락했고 아모레G와 LG생활건강은 각각 4.4%, 6.3% 하락했다. 호텔신라도 4% 약세를 나타내는 등 메르스 우려가 내수주, 특히 요우커주에 타격을 줬다. 신세계, 이마트 등 유통주들도 2~3% 약세를 나타냈고 현대백화점도 4% 넘게 하락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판매실적 악화와 엔달러 상승에 따른 엔저가 자동차 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메르스가 확산되는 부분도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며 "이번 주는 불확실성 확대로 저점 확인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생산, 수출입지표 등이 부정적으로 나왔고 그나마 좋았던 소비심리 개선도 메르스 문제로 장담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액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부양책 필요"..추가 금리인하가 모멘텀 될까=증권가에서는 오는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목하고 있다. 수출 부진과 엔화 약세에 대한 후폭풍, 메르스로 인한 내수부진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정책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를 감안하면 6월이 국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11일 금통위가 증시 전화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제 금리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6월 이후 사실상 금리인하 기회가 없다면 금리 저점으로 여겨져 증시로의 자금이동을 촉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약세가 지속된다면 한국증시와 수출기업 주가는 하락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며 "한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달 중 수출활성화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리인하나 수출 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증시가 반등을 꾀하게 된다면 향후 투자전략은 그동안 소외됐던 대형주 등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오 팀장은 "증시가 안정화된다면 그동안의 흐름과 색깔이 바뀔 것"이라며 "갭 축소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IT, 건설, 증권 등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