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 아파트감사비 담합혐의 공인회계사회 조사

조성훈 기자, 정혜윤 기자
2015.06.05 15:51

아파트 관리자측 단체서 신고… 조사결과 따라 아파트 외부감사 의무화 파행할 수도

공정위 로고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대해 아파트 외부감사비 관련 담합혐의로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가 공인회계사회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16년만인데, 담합으로 확인될 경우 올해 첫 시행되는 아파트 외부감사 의무화제도가 파행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공정위와 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공정위는 서울사무소 소속 조사관 3명을 서울 충정로 공인회계사회 본회에 보내 담합혐의에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 측은 "주택관리 및 아파트입주자 유관단체 2~3곳이 공인회계사회가 회원들에게 아파트 감사시간을 최소 100시간을 유지할 것을 강제한 내용을 신고했다"면서 "신고내용이 맞는 지와 시장질서에 문제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조사범위와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주택관리사협회와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등 그동안 아파트 외부감사 비용인상을 놓고 마찰을 빚어온 단체들이 신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아파트 비리를 막기위해 주택법을 개정, 올해부터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매년 10월 31일까지 외부감사를 받도록했다. 지키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공동주택에 대한 사상 첫 법정 외부감사인데 기존에는 입주자 10분의 1이상이 동의시에만 회계감사를 받는 임의감사 방식이었다.

이와 관련, 공인회계사회는 올초 회원들에게 아파트 감사시 공인회계사 3인 이상, 최소 100시간(현장감사 60시간) 이상을 투입할 것을 권고하고 미준수시 제재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 그동안 임의로 이뤄졌던 아파트 외부감사가 겉핥기식 재무제표 감사인데다 감사비용도 공인회계사 하루 인건비 수준인 수십만원선으로 비정상적이라는 판단에따른 것이다. 이 경우 외부감사 비용은 통상 회계사 인건비를 감안하면 500세대 기준 최소 600만원~700만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주택관리사나 입주자 대표단체들은 이에 반발해왔다. 주택관리사협회 한 관계자는 "외부감사의 취지는 알지만 안그래도 최근 관리비 인상요인이 많은데 외감비용이 서너배 가량 올라 관리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 유관 단체들이 외부감사 비용 상승을 이유로 제도 보이콧까지 외치자 지난 4월 중순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중재를 위한 단체간 회의가 열렸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다만 공인회계사회는 한 발 물러서 100시간의 감사투입시간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며 아파트 규모나 초도감사 여부, 입주민간의 갈등분쟁 유무, 감사대상 아파트 여건 등을 감안해 감사비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침을 완화했다. 그러나 아파트 유관단체들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고 공정위 신고에 나선 것이다.

공정위가 공인회계사회의 조치를 담합으로 판단할 경우 아파트 외부감사비 인상은 물론 감사범위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가 사실상 피감대상으로 외부감사 강화에 반대입장을 피력해온 아파트 유관 단체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될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대해 공인회계사회측은 "최소 감사투입시간 100시간은 아파트감사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친 최소한 소요시간 기준"이라며 "주택법 개정취지가 관리주체에대한 감시와 관리비 운영의 투명화인 만큼 단순 제무제표 감사가 아닌 아파트 관리전반과 관련서류, 계약절차까지 살펴보는 '이행감사'를 위해서 비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명확한 지침을 내놔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법상 아파트 외부감사 의무화만 규정했을뿐 명확한 외부감사 절차나 범위, 기준 등은 구체화되지않아 혼선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한편 공정위의 공인회계사회에 대한 조사는 16년만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999년 수수료를 할인해서 받는다는 이유로 회원의 권리를 2년간 정지시키는 등 회원들의 자유로운 사업활동을 제한해 왔다며 공인회계사회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회계사들의 수임료가 자율화됐음에도 공인회계사회가 자유로운 가격결정을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공인회계사회는 수임료 대신 규모나 업종별 평균 감사투입시간을 회원들에게 참고자료로 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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