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공포로 급락했던 코스피, 코스닥이 동반상승세로 마감했다. 미국 및 유럽 주요국 증시가 2~3%대 급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나타난 장 초반 약세를 뒤집은 결과라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지난 4월 하순 이후 2개월여 기간 동안 지속된 조정도 마무리되고 안도랠리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모처럼 증시로 복귀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수급안정성을 탄탄하게 만들어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497억원을 순매도하며 5개월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가 1880선에서 2170선까지 상승할 수 있도록 한 주요 수급주체로 자리잡았으나 코스피가 지난달 말 2110선에서 이달 중순 2020선까지 밀리는 기간 대량으로 매물을 토해내며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공백을 메우며 수급을 안정화시키는 주요 주체로 자리잡았다. 개인은 6월 들어 코스피에서 1조45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2개월 연속으로 월간기준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기관은 이달 388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3~5월 월평균 순매도 규모(2조7900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다.
특히 코스피가 2028.72까지 밀렸던 지난 16일 이후 기관은 코스피에서 927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3388억원이었고 외국인은 1조1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가 외국인 이탈에 따른 수급공백을 메웠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투신이 6월에 코스피에서 4624억원을 순매수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월별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13거래일 연속으로 투신권으로 자금이 연일 순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 규모도 8200억원에 이른다"며 "이 자금은 중소형주 펀드를 중심으로 투신권의 매수여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전환의 충격을 국내 투자자 자금유입으로 상쇄시키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연기금에서 꾸준히 저가매수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수급구조가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탄해진 수급구조는 그리스 등 외부충격으로 인한 조정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일 코스피가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에 중국급락에 따른 불안감으로 1% 이상 조정을 받았을 때도 개인과 기관은 각각 920억원, 230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을 상당부분 회복시키는 데 일조했다. 특히 연기금과 투신이 각각 1251억원, 336억원을 순매수, 저가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지수도 하루만에 급락을 멈추고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5~6월 조정장세를 초래했던 외부변수에 따른 불안감이 진정되기 시작하며 코스피도 안도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0.67% 오른 2074.20으로 마감, 전일 그리스 공포로 인한 충격이 제한적이었음을 방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달 초순 채무협상안 수용여부를 두고 진행될 그리스 국민투표까지는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공포심을 자극할 이벤트는 어제(29일)이 정점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그리스 이슈로 다시 급격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오 팀장은 "시장에서도 그리스 국민들이 채권단 협상안 수용 가능성이 높은 데다 디폴트 현실화 가능성도 그만큼 낮다고 보고 있다"며 "여타 외부 불안요인도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향후 증시흐름은 6월보다 편안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2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3~4분기를 향하게 되면 투자심리는 다시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으나 3~4분기에는 지난해 대비 상당히 양호한 실적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7월로 접어들며 3~4분기 기대감이 본격화될 경우 증시는 나쁜 흐름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