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넘어서면서 일각에선 1200원대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15원 오른 1198.5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8.6원 오른 1202원에 출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만약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200원을 넘어서면 2010년 7월 22일(1204원)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대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높아지며 일주일 새 20원이 오르는 등 요동을 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치솟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반영됐다는 점을 꼽는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엇갈리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는 17만3000명 증가하며 예상치인 22만명에 크게 못 미친 반면 실업률은 5.1%로 0.2%포인트 낮아지는 등 예상보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어느 한쪽으로만 해석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중국이 여전히 하반기 경기 둔화 위험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위험은 중국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큰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6월 중순 중국 주가가 급락한 이후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도드라지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거나 원자재 수출국, 유로화 주변국들의 통화 약세 속도가 가파른 상황이다.
국내 경기 둔화도 원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로 한국은행의 예상치인 0.4%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7월과 8월 연속적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 수 하락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정책 불확실성과 유로존의 추가 완화 가능성 증가에 따른 환율 전쟁 재발가능성 등이 위험회피 심리를 지속적으로 고조시키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천장이 열려있다는 판단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앞으로도 약세압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까지 1300원 혹은 그 이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경기와 증시 불안이 지속될 공산이 높아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 수출경기 부진 확대와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된 약 40억달러 수준의 환전 수요 기대감 역시 대내적인 약세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달러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출주에 대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이날 치솟는 환율에 자동차주의 강세가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48분 현재 '파란불'을 켜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다수인 가운데현대차와기아차,현대모비스는 일제히 1%대 강세다.
다만 글로벌 수요둔화 우려와 증시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방망이는 짧게 잡아야한다는 판단이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교역량이 증가하지 않고 있고 향후 한국의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며 "환율의 변화에 기반 한 투자는 장기가 아닌 단기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했다.